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친딸이 다시 재판을 받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김신혜(41) 씨 사건 재심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 개시를 확정했다.
대법원이 김씨에 대한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을 인정한 원심 판결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복영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2000년 자신을 성추행한 친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이듬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8년째 수감중이다.
김씨는 범행 당시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은 김씨의 아버지가 김씨와 이복 여동생을 장기간 성추행을 한 데 따른 분노를 범행 동기로 봤다.
검찰 역시 김씨가 아버지 명의로 생명보험을 가입했고, 김씨 집에서 살해 계획이 담긴 메모가 발견된 점 등을 살해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서 김씨는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동생을 대신해 거짓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이에 김씨 측은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그해 11월 김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항고했지만, 지난해 2월 2심 광주고법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검찰은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김씨의 재심 공판은 1심 재판이 열렸던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