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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소품 공룡 다이소…골목상권 이슈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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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이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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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기세로 국내 생활 소품시장을 석권하디시피 하던 다이소가 동네상권의 소상인 반발에 부딪쳐 처음으로 상품판매정책을 바꾸는 등 성장통을 겪고 있다.

다이소는 20일 “크레파스와 연필, 색종이 등 18개 문구용품의 판매방식을 기존 낱개판매에서 묶음판매로 교환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대상 매장은 전국의 다이소 매장 1200여곳 가운데 직영점 750여곳이다. 나머지 450개 매장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어서 기존대로 낱개 판매를 계속한다.

다이소 관계자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문구협동조합에서 '다이소로 인해 동네 문방구가 죽는다'는 민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한 군데라도 어려움이 있다면 간과할 수 없으니 소상공인들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이번 조치를 시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구협동조합 측에서는 어떤 곳의 매장 때문에 몇 개의 동네 문방구가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다이소가 상생하는 기업으로서 동반성장을 꾀하기 위해 그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구협동조합은 다이소가 강한 물품 구매력을 바탕으로 값싼 물건을 다양하게 구매해 놓고 소비자를 끌기 때문에 자본과 구매력에서 경쟁이 어려운 동네 문방구가 다이소와 맞대결을 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다이소는 쇼핑환경과 제품 선택사양이 다양한데다 가격이 저렴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이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점포수를 늘려가고 있다.

다이소에 따르면 이 회사는 모든 매장공간이 6개존으로 나눠져 있고 500원~5000원까지 6가지 가격대로 모든제품을 단순화시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이소의 조치에 대해 중소벤쳐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는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동반위는 다음달 다이소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이소 내부에는 ‘다이소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외부 주장에 대한 반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워낙 많은 품목을 다루는 다이소에서 제2, 제3의 문방구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다이소의 묶음판매 조치는 자발적이기 보다는 비난여론을 피해가기 위한 조치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다이소가 출점하는 지역들에서는 상권이 활성화되고 집객효과가 강해져 주변 소상공인에게 실보다는 득이 더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다이소 내부자도 최근 나온 학계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들며 “다이소가 오히려 주변 상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한, 다이소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막혀 출점 자체가 불가능해진 공백을 틈타 단기간에 국내 틈세상권을 장악했다. 이 회사는 1997년 한국에 진출해 2001년 매장 100개, 2009년 매장 500, 2018년 매장 1200여개로 지난 9년사이 매장 숫자가 배 이상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유통채널 가운데 편의점을 제외하면 점포 숫자가 가장 많은 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다.

단위지역 내에서 소비재를 판매하는 점포숫자가 2개일 때와 3개일 때 개별 점포들이 느끼는 경쟁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변 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다이소 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단기간에 유통강자로 떠오른 다이소가 상생발전을 위해 도입된 '동반성장 시스템'에 대해 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접근할 때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을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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