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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만 고군분투' KBO 지배하는 외인 에이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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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부문 1위들' 올해 프로야구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사진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다승 부문 1위를 달리는 두산 린드블럼(왼쪽부터), 한화 샘슨, 두산 후랭코프의 모습.(자료사진=해당 구단)

 

외국인 에이스 전성시대다. 가뜩이나 타고투저 현상이 지배하는 리그에 국내 투수들이 더욱 힘을 잃고 있다.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KIA)만이 최근 토종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투수 부문 주요 지표들을보면 외국 선수들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 투수들은 세이브와 홀드 등 불펜 부문에서 강세지만 선발 투수 부문은 상위권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투수 3관왕의 지표인 다승, 평균자책점(ERA), 탈삼진 1위가 모두 외인이다. 두산 원투펀치 조시 린드블럼이 2.93으로 ERA 1위고, 세스 후랭코프가 18승으로 다승 선두다. 탈삼진은 키버스 샘슨(한화)이 187개로 1위를 달린다.

상위권도 대부분 외인들이다. ERA 5위 중 국내 선수는 4위 양현종(3.63)이 유일하다. 10위로 넓혀도 7위(3.95) 최원태(넥센), 8위(4.13) 박종훈(SK)까지 3명이다. 20위까지도 14위(4.55) 이재학(NC), 15위(4.65) 한현희(넥센) 등 5명뿐이다.

물론 외인들이 대부분 각 팀의 1, 2선발을 맡기 때문에 일견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그만큼 구위나 기량이 리그 정상급인 국내 투수들이 적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역시 대한민국 에이스' KIA 양현종은 지난해 20승을 거두며 MVP를 석권한 뒤 올 시즌에도 국내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사진=KIA)

 

탈삼진 부문은 1위부터 10위 중 9명이 외인이다. 국내 선수는 양현종만이 141개로 7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외인들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힘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한다는 얘기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5위까지가 외인이다.

그나마 다승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적잖게 상위권에 있다. 양현종, 이용찬(두산), 최원태 등이 13승으로 공동 3위다. 박종훈이 7위(12승), 임찬규(LG)가 8위(11승), 김광현(SK)과 차우찬(LG)이 10위(10승)다. ERA와 탈삼진에 비해 많은 승수라는 것은 맞춰잡거나 타선의 도움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2014시즌부터 두드러졌다.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린 시점이다. 힘을 갖춘 외인 타자들이 오면서 국내 투수들이 조금씩 밀리고, 기존 국내 타자들 역시 벌크업으로 파워를 키우면서 마운드가 열세에 놓이게 된 것. 그나마 외인 투수들은 힘에서 뒤지지 않지만 국내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쳐왔다.

그래도 양현종이 2015년 ERA 1위(2.44), 지난해 다승왕(20승)에 오르며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광현과 2014년 ERA 2위(3.42), 장원준(두산)도 2016년 3.32, 지난해 3.14로 2위에 올랐다. 차우찬도 삼성 시절인 2015년 탈삼진왕(194개)에 올랐다.

'얼마 만의 신인 선발이냐' 삼성 양창섭은 올해 팀의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토종 에이스 탄생의 기대감을 키웠다.(사진=삼성)

 

하지만 올해는 장원준, 차우찬마저 부진하면서 외인들의 득세가 심화했다. 지난해를 수술 뒤 재활로 보낸 김광현은 올해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이닝이 적다. ERA 2.58이지만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 없다.

외인 전성시대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터. 앞서 언급한 외인 타자 부활로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진 게 우선 꼽힌다. 여기에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 양현종, 윤석민(KIA) 등이 리그를 지배한 2000년대 중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이후 이렇다 할 후발 주자들이 나오지 못한 것도 이유다.

여기에 국내 에이스들이 각종 국제대회에 차출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에 프리미어12까지 신설되면서 투수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타자들과 달리 어깨 피로도가 쌓이는 투수들에게 국제대회는 아무래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최원태의 성장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올해 신인 중에도 양창섭(삼성)이 그래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박세웅, 윤성빈(이상 롯데) 등 반짝했던 젊은 투수들이 더 성장을 해야 한다. 외인 전성시대에 맞설 새로운 토종 에이스들이 언제쯤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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