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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농성 왜? "기재부의 강사법 관련 예산 삭감은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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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교수노조 "예산 확보 없는 강사법은 껍데기에 불과"
"국회는 조속한 입법 진행하고, 기재부는 삭감 예산 철회하라"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이 4일 국회 앞 농성에 들어가며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영태 기자)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에 기적적인 합의', '6개월 만에 강사노조와 대학 양측의 극적인 합의'

이런 찬사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비정규교수노조는 개선안을 발표한지 하루만인 4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강사법 개선안 국회 통과와 예산 배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 개선안은 정부와 국회까지 참여해 마련한 안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강사노조는 불안해 하고 있다. 예산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학 중 임금지급, 3년간 재임용 보장에 따른 국민건강보험,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교육부가 '사립대학 시간강사 강의역량 강화 지원' 등 강사법 개선안 관련 추가 예산 600억 원을 내년 예산으로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강사법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해 "기재부가 이번에 큰 오판을 했다고 본다. 강사법은 단순히 강사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 특히 헌법상의 교육권을 수호하는 그런 차원에서 필수적인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재부가 그런 내용을 빼버리고 강사에게 돈을 퍼주는 형식으로 잘못 이해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예산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살아남기위해서는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고, 고등교육에 대한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기재부가 '사립대학에 인건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대해 "대학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불가하다고 하면 비용을 어디서 마련해야 하는가? 대학들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려가지고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야만 가능하다는 거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될 재원에 대한 부담을 그 당사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본다.국가가 해야 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직무유기다. 이런 점에서 사립대학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보고, 그에 따른 대학의 사회적 책무, 재단의 건전성을 확립하는데 촛점을 맞춰서 병행한다면 충분히 답이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강사법 개선안이 시행되기 전에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임순광 위원장은 "역으로 이렇게 묻고 싶다. '국회에서 어떻게든 이 법이 통과되면 추경을 해서라도 바로 이 예산을 다 투여할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삭감했으니 우리는 강사법 개선안을 통과시켜서 이것을 예산부수법안으로 만들어서 더 많은 재원들을 기획재정부가 내놓을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임순광 위원장은 아울러 "대학이 강사법 개선안 시행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을 때 정부가 매칭펀드 형식으로 일부분을 보조해준다면 대학이 더욱 더 그런 일들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이 비교적 풍족한 대학 같은 경우는 적립금 등을 비롯해 유휴 자원들을 우선적으로 대학의 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들에게 우선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정규교수노조,대학노조, 교수노조, 민교협, 민주노총 등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앞 농성에 들어갔다.(사진=김영태 기자)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과 인터뷰 전문]

▶ 갑자기 농성에 들어간 이유는?

= 우리가 농성에 들어간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전에도 마치 강사들에게 천국이 열릴 것처럼 정부가 엄청나게 홍보를 하고 그 때 관련된 신문 방송 기사가 수백 건에 달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말 좋은 일이 생겼다고 축하전화를 받고서 저는 걱정이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실체가 없고 예산 배정이 안 되었고 그리고 설계가 잘못되어 이거 자칫 잘못하면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대량해고만 가져오겠다 해서 문제를 제기했는데 걱정했던 대로 그 때 결국은 안 좋은 쪽으로 악법이 만들지게 된 것이었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저희들이 기적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서 노사, 그리고 국회측 여야가 합의한 전문가위원, 그리고 정부까지 나서서 합의안을 만들어냈는데 그때가 생각나는 겁니다. 가만히 있으면 내용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또 다른 이해관계에 따른 사람들의 노림수에 의해서 잘못 설계된 법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예산도 없는 껍데기 뿐인 법이 만들어지지는 않을까 그런 염려하에서 이번에는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 현장에서 직접 몸을 던져가면서우리 목소리를 내고 올바른 대안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국회의원들을 만나면서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대안을 쟁취하고 싶다, 그런 마음에서 어렵지만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합의된 강사제도 개선안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 현재 합의된 안은 저희들이 볼 때는 저희들 요구사항에 비해서는 많이 미흡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진전된 안이고 개선안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조금이나마 나아지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하기 때문에 합의한 내용대로라도 먼저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재 관련된 예산이 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예산을 반드시 배정해야만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야 대량해고 문제라든지 구조조정의 문제라든지 편법이 발생할 여지가 굉장히 줄어들기 때문에 관련된 예산을 무조건 확보하고, 그리고 처음 애초에 설계한 대로 그대로 건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강사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저희들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 기획재정부가 강사법 개선안 관련 내년 추가 예산을 전액 삭감한데 대한 견해는?

= 관련되는 법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필요한 소요 경비에 대해서 기획재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은 기재부 자체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재정운용을 하는 것 아닌가, 안정을 얘기하면서 혁신성장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혁신을 하고 있지 않다, 발상의 전환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구요. 투자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왜냐하면 이번에 신규사업으로 제안된 상당부분은 사회적 투자의 개념이거든요. 실수요자인 학생과 국민들에 대한 헌법상의 교육권 보장,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강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 국가가 마땅히 해야 될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에서 이런 사업을 제안했는데, 아예 그냥 이해도 못하고 무시를 해버렸다는 점에서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기재부 치고는 부적절한 결정을 했다고 판단하고 싶습니다.

특히 공익형평생고등교육사업 같은 경우 대학이 학점장사를 해서 돈벌이 수단으로 축재하는 것을 막고, 대학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지적 자산들을 국민들에게 환원시켜주는,대학의 수입이 아니라 국가적인 투자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혁신적인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액 삭감함과 동시에 아예 사업을 신설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전혀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할 수 있구요.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85%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 사립대학 일부가 잘못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국가가 제대로 공적 투자를 하지 않아서 생긴, 공립대학이나 국립대학의 공백을 사립대학이 메꿀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인건비에 대해서 너무 방어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간다면 사립대학이 다 없어지지 않는 이상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할지 걱정이 됩니다.

▶ 사립대학은 인건비 지원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다른 방도가 있는가?

= 초중등학교 같은 경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사립학교 교사에게도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없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가능한 방법이 몇가지 있다는 거죠. 그 법이 제정되는 것이 빠르면 좋겠지만 법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새로운 사업을 신설해서 기획재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이 있구요. 그게 아니면 현재 고등교육 예산에서 건물 증축과 같은 경비들은 사실 약간 낭비적 요소가 많거든요. 그런 비용을 조금만 아껴서 사립대학 강사들에게 지원을 해주어도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이번에 대학역량진단평가를 했는데, 그로 인해 상당히 많은 대학들이 재정지원을 과거보다 많이 받게 됩니다. 여기에 지원되는 금액 중에 일부를 특수목적 항목으로 신설해서 사립대학 강사들에게 인건비로 우선 쓰도록 그렇게만 해도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도 해결이 가능해요.

기획재정부가 기존의 고등교육 예산 외에 새로운 항목을 신설하는 것도 방법이고, 법을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고, 그 둘 다 어렵다면 기존의 고등교육 예산에서 항목을 조정해서 건물비라든지 아니면 일반재정지원사업비라든지 이런 것을 조정을 해서 약간의 경비만 마련해도 어지간한 강사에게 들어갈 방학 중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은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전혀 하지 않고 무조건 안 돼, 법이 통과되기 전에는 예산을 배정할 수 없어, 이런 논리로 가고 있어서 굉장히 부당하다,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시간이 남았으니까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을 해서 공익형고등교육사업 같은 미래적인 투자방식도 채택하고, 어차피 예산항목 조정도 국회에서 할 일이잖아요. 항목도 좀 조정하고, 관련된 법도 좀 제정하고, 이 법을 시행함으로써 당연히 소요되는 방학 중 급여는 법률로 명시되어 있으니까, 방학 중 급여, 연구비 이런 부분들은 법률에 재정추계를 달아서 좀 소액이라도 먼저 시작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방법들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정부차원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구요. 다 되면 엄청나게 많은 재원이 확보되겠지만, 그 중에 일부라도 되면 연착륙 할 수 있는 기반은 만들 수 있을 정도는 될 것이라고 예상을 합니다.

▶ 대학 적립금을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 다른 차원에서 이제는 정부가 아니라 대학들로 눈을 돌려보면 대학 안에서 가지고 있는 경비 중에서 적립금, 불투명한 적립금 같은 경우 지나치게 많은 대학들은 그 돈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해당 대학의 강사를 비롯한 비정규직 교수, 같은 일을 함에도 차별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구요. 자율에 맡기면 거의 안하니까, 지난 50년간 안 해왔기 때문에. 그런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서 대학들의 기존의 자산 중에서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번째는 그 방식을 쓴다 하더라도 80~90%의 대학은 현실성이 없어요. 왜냐하면적립금 자체가 없거나 빚만 있는 데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대학들 같은 경우에는 해당 대학의 재정상황을 분석해서 지나치게 인건비에서 격차가 나는 부분들을 격차를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할 때 정부 재정지원의 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 저는 그것을 민주평등지표라고 얘기하는데요. 격차를 해소해서 불평들이 완화되면 그에 대해서 격려하는 방식의 지표를 설정하든지 해가지고 추가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거죠. 우리가 일반 사회에서 중소기업 같은 경우 재정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지원금을 준다든지 자구책을 마련할 때 지원금을 주는 거잖아요. 그것을 대학에 적용하면 된다고 보거든요.대학이 자구책을 마련했을 때 격차를 줄여 나가거나 대학 내에서 항목을 조정해서 그 대학 내에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사회안전망 보장과 처우개선 쪽으로 해준다고 했을 때 추가적인 지원을 해주는 정책,이것을 병행해준다고 하면, 현재 적립금이 거의 없는 대학들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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