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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무단해고에 일어선 아파트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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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해고 위기 처하자 해고 철회 동의서에 연서

경비원 B씨의 해고를 철회해달라며 주민들이 서명한 서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좋게 끝났으면 했지만 역시 개인의 힘은 약한 것 같다. 경비아저씨가 저희 아버지보다 2살이나 더 연배가 있더라. 쓸쓸하게 돌아가시는 뒷모습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파온다."

한 아파트의 주민이 경비원의 해고를 막기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경비원이 결국 그만둔 사연이 최근 한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해고 통보가 날아온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과 경비원이 며칠 간 쏟아부은 노력을 담은 글 4편이 올라왔다.

이들 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아파트 경비원 B씨는 출근하던 주민 A씨를 불러 세웠다.

자신이 급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평소 경비원이 주민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청소도 열심히 해서 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터라 A씨는 용역회사가 부당해고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갔다.

A씨가 용역회사에 전화해 문의한 결과, 경비 용역업체가 바뀜에 따라 인원이 변경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용역업체는 A씨에게 입주민 과반수의 해고 철회 동의를 받으면 해고를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게 된 동기였다.

이들은 결국 아파트 전체 88세대 중 60세대의 동의를 받아냈다.

동의서를 토대로 A씨는 용역업체에 다시 연락해 해고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용역업체 측은 말을 바꿨다. 예정대로 해고를 진행하겠다는 것.

A씨는 아파트 관리소장을 만나 다시 한 번 얘기했지만, 소장은 자신은 인사권에 개입할 권한이 없으며, 경비원이 근무시간에 잠을 잔다는 등 근무태도와 관련해 민원이 들어왔다고 답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된 B씨는 결국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주민 일부라도 자신을 불편해하는 건 자신의 잘못"이라며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A씨는 "B씨는 내 아버지보다 2살 나이가 더 많다. 경비원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비용역이 3개월 단위로 계약을 한다고 한다. 용역업체가 3개월짜리 목숨을 가지고 들었다 놨다 한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 누리꾼은 "경비원이 나의 아버지일 수도 있고, 미래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부당하게 해고되는 일이 없는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마음 아파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관리사무소와 용역업체에 뭔가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 "용역업체의 또 다른 갑질 행태"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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