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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결산③] 제2의 오지환 논란을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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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월 24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망운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남자 야구대표팀 공식훈련에서 오지환이 유지현 코치 설명을 듣고 있다. 이한형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한국 축구을 빛냈다는 자부심을 만끽했다. 팬들은 향후 병역 특례를 받고 해외 무대에서 한국 축구를 더욱 빛낼 손흥민의 모습을 상상하며 더 큰 기쁨을 누렸다.

축구와 함께 아시안게임 기간 가장 주목받은 구기종목 중 하나인 야구 대표팀 역시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우승 기자회견에서 밝은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과 박병호, 양현종 등 선수들은 "이겨야 본전이라는 주위 이야기에 부담감이 많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야구 대표팀은 오지환과 박해민 등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할 기회를 포기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우승으로 병역 특례를 노린 선수들을 선발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타 종목 선수는 야구를 직접 거론하며 "요즘 병역 혜택이다, 밀어주기를 한다 등 말들이 많은데 양궁은 대표 선발 과정부텨 투명하게 한다"고 쓰라린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오지환과 박해민이 군 복무를 최대한 뒤로 미루고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의 기회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할 경우 군대에서 야구를 계속 할 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위험부담이 따르는 개인 선택의 영역이라 볼 수 있다. 그 자체를 두고 비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과연 두 선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될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는가를 두고 논란이 심화됐다. 대표팀 선발 과정이 과연 합리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시안게임 기간 두 선수의 팀내 역할은 크지 않았다. 팬 사이에서는 '무임승차' 논란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절박한 욕구, 더 나아가 특정 구단들의 간절한 바람을 선동열 감독과 KBO가 풀어준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망운 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남자 야구대표팀 박해민이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될 여지가 있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는 병역 특례가 절실히 필요했던 나지완이 부상을 숨기고 대표팀에 합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목숨'을 거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일본은 한국처럼 리그를 중단시키지 않고 대신 사회인야구 선수들을 내보낸다. 대만은 아시안게임을 '2등급 대회'로 정의하고 프로 선수 차출을 최소화한다. 한국만 난리다. 병역 특례 때문에 더 그렇다.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해야 한다, 젊은 프로 선수들을 내보내야 한다 등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된 논란의 해결 방안은 벌써부터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일 인도네시나 자카르타 코리하우스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해단식에서 남긴 말에 관심이 간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병역 혜택에는 양론이 있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필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라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은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흥 체육회장 개인의 의견일 뿐 대한체육회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오랫동안 국가대표로 꾸준히 공헌한 선수에게 특례가 주어진다면 선수 선발과 관련된 논란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걸려있는 강력한 동기부여 방식을 건드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마추어 선수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병역 특례를 둘러싼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은 종종 벌어진다. 올해 대회에서는 야구 뿐만 아니라 농구에서 허재 남자농구 감독이 허웅과 허훈, 두 아들을 나란히 선발해 농구계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이같은 잡음을 없앨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 장치가 필요해보인다. 무엇보다 각 종목 단체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선수 선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 아시안게임은 경기 외적인 이슈로 너무 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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