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자료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이유는 다른 광역단체와 달리 전국적 도입이 가능하고 효과가 입증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 공세를 받고 있는 사항에 대해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며 대변 역할을 하는 등 문 정부 기조에 정확히 코드를 맞춘 발표로 일관한 것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시도지사들은 국정의 동반자" 라며 "일자리 예산이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와 지자체간 강력한 협업이 필요하다. 이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일자리 사업을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는 평가지원하는 상향식, 소통적 방법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는 등 지방정부의 기여를 당부했다.
◇ 이재명 지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동반자' 코드에 적극 부응
간담회의 9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 지사는 '국정동반자' 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부응하듯 최근 야당으로 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버릴 수 없는 우리경제가 살아갈 지속성장에 관한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좀 강력하게 계속 추진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며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생활SOC같은 정책들도 사실은 각 지역에 아주 세밀하게 적용되면 실제 일자리나 우리 국민들 삶의 질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최근 문 대통령이 생활 SOC 투자 확대를 주문하면서 도서관, 체육시설, 교육시설, 문화시설을 언급한 것에 대한 호응의 메시지로, 기여할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내년에 생활 SOC 분야에 총 8조7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5조8천억 원보다 2조9천억 원 늘어난 규모다.
이 지사는 공공일자리 확대 정책과 관련해 지속적 공격을 받고 있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사실상 직접 대변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공공일자리가 너무 많은데 또 만드느냐는 얘기가 있어서 통계자료를 하나 준비했다"고 밝히며 OECD회원국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 그래픽 자료를 제시했다.
이 지사는 자료에 나타난 OECD평균 18.1%에 크게 못미치는 7.6%에 불과한 대한민국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지적하며 "보시는 대로 명백히 대한민국 공공일자리가 너무 적다. 대통령께서 이미 확고하게 가지신 생각대로 공공일자리 또는 공익적 일자리, 이런 부분을 최대한 늘리는 쪽으로 힘써주시면 좋겠다"고 밝히는 등 문 대통령의 일자리창출 기조의 합당성을 설명하면서 힘을 보탰다.
그는 특히 "정부에서 자꾸 주도하면 예산낭비다. 이런 비난이 있을 수 있으니 지방정부로 넘겨주면 상당히 많이 해소될 수 있다는 말씀을 추가로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자리 예산이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와 지자체간 강력한 협업이 필요하다. 이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일자리 사업을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는 평가지원하는 상향식, 소통적 방법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모두(冒頭)발언에 대한 호응은 물론, 정부와 어려움 분담 의지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선7기 시도지사 간담회'.(사진=자료사진)
이 지사는 이어 "공공일자리, 공익적인 민간일자리를 많이 늘려야 하는데 이게 추세상 많은 일자리를 함께 만드는 그런 획기적인 정책은 사실 없다고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일자리를 부분부분별로 많이 만드는... 바둑으로 치면 각 선수를 잡고 한집씩만 이기는... 계속 이기면 결국 이기지 않겠나. 대마를 잡고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정부의 일자리창출 실적내기에 대한 고충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된 논쟁이 많은데 인류 역사를 봐도 기술개발로 인해 필요노동총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이런 쪽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씀 드린다. 예를 들면 현장에 노인일자리와 관련된 수요가 엄청 많다. 줄을 서서 탈락자가 부지기수인데 노인 일자리의 임금을 두배로 늘리는 것 보다 현재 20만 원짜리를 두배로 늘려서 대상을 늘리는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문 정부가 당면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당위성과 해법을 제시한 것에 해당한다. 특히 이 지사가 거론한 노인일자리의 경우 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일 뿐 아니라 '노인일자리 사업을 80만개까지 확대하고 수당을 2020년까지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 지사가 노인일자리에 대한 해결방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현 정부를 돕겠다는 의지와 함께 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노력을 짐작케 한다. 실제 이 지사의 노인일자리 발언 당시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전국도입 가능한 일자리창출 아이디어 제시로 문 정부 현안 도우미 역할 자처이날 이 지사는 버스운전종사자 확충, 체납관리단 고용, 시민순찰대 창설 등 경기도형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문 정부 기조와 일치한 공공·공익성 일자리 창출 정책을 들고나온 셈이다.
이 지사는 이들 정책을 설명하며 예외없이 "다른 시도들 도입이 가능하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정부의 일자리창출 실적에 도움이 되기 위한 의중을 곳곳에서 내비쳤다.
그는 버스운전종사자 확충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지원을 정부와 광역·기초가 나눠 부담하면 전국적으로 2만 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데 이어 체납관리단 고용, 시민순찰대 창설 역시 성남시에서 성공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전국 도입이 가능함을 소개했다.
체납관리단의 경우 정부의 재정확충에 대한 고심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 공무원들의 관심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정책을 제안하는 과정에서도 일자리 창출 발표와 동일한 기조를 유지했다.
지역화폐의 경우 전국적으로 도입하면 소상공인, 전통시장의 실질적 매출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한다고 제언했고, 경기도의 통일경제특구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대통령께서 추진하고 계시는 평화경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의 통일경제특구, 평화경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 추진에 대해 전적으로 응원드린다"고 밝히며 정부 방침에 동참하는 제언임을 피력했다.
특히 통일경제특구의 경우 정책제언임에도 7만3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곁들이는 등 정부가 처한 현안 과제해결에 도움을 주려 고심한 흔적을 보였다.
이 지사는 정리발언에서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득주도 성장은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대통령께서 존경하는 인물이 루즈벨트라고 알고 있다. 대공황 때 결국 어떤 정책을 취했느냐. 경제의 순환이 멈췄을 때 독점이 됐을 때 어떤 현상이 벌어졌고, 대응책은 어떤건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 같다. 그중 핵심이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힘내시고 강력하게 밀어붙여서 구조를 바꿔 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하며 마지막까지 문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명백히 했다.
이재명 지사측은 "이 지사는 문 정부가 성공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명확하다. 소득주도성장, 노동자들의 권한이 강화되야 한다는 부분에 적극 동의하고 지원 의사가 있기에 도의 일자리 정책 또한 정부의 기조와 일치하는 사례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