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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골밑' 박지수-로숙영, 남북 단일팀 완전체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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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골밑을 책임지는 로숙영(왼쪽)과 박지수. (이한형 기자)

 


조던 클락슨의 필리핀 합류를 두고 "아니, 아시안게임에 NBA 선수가 왜 오는거야?"라고 했던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의 불만을 대만 여자농구 감독만큼은 이해할 것 같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데뷔 시즌을 마친 박지수(196cm)는 강력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득점왕인 북측의 로숙영(182cm)과 의기투합하자 동반 상승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은 30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만과의 준결승전에서 89대66으로 승리했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은 지난 19일 대만과의 예선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대87로 졌다.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경기였다. 이후 남북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고 WNBA 정규리그가 끝난 박지수가 단일팀에 합류했다.

대만전은 박지수가 가세한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의 '완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또 11일 전과 같은 상대였기 때문에 특히 로숙영과 박지수,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격형 및 수비형 빅맨의 조화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박지수는 단일팀이 33대22로 앞선 2쿼터 초반 코트를 밟았다. 박지수는 들어오자마자 골밑으로 컷인하는 대만 가드와 센터 바오 시레의 슛을 연거푸 블록슛하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코트 안에서 손발을 맞출 시간은 필요했다. 2대2 공격에 능하고 공수 전환이 빠른 대만은 단일팀 조직력의 빈틈을 공략해 점수차를 좁혔다. 단일팀은 35대33까지 쫓겼다.

하지만 코트 위 조직력을 정비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박지수 효과는 대단했다. 대만은 박지수의 높이를 의식해 골밑에서 쉽게 슛을 쏘지 못했다. 박지수의 존재감은 로숙영과 가드 3명의 수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박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돌파를 주더라도 외곽을 틀어막겠다는 자세로 강한 압박을 펼쳤다.

설사 돌파를 허용해도 박지수가 뒤에서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정비된 단일팀이 대만 공격을 틀어막는 사이 임영희의 득점이 폭발했다. 단일팀은 2쿼터 마지막 3분30초동안 대만의 득점을 2점으로 묶고 무려 15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 마지막 3분 여 시간에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것이다. 단일팀은 50대35로 전반전을 마쳤고 3쿼터 들어 점수차를 20점 이상 벌리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신했다.

로숙영과 박지수는 공격에서도 좋은 궁합을 보였다. 두 선수가 직접적으로 연계 플레이를 펼친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만큼은 확실했다.

박지수가 골밑에서 자리를 잡고 패스를 요구하면 대만 수비가 순간적으로 안쪽에 몰렸다. 이때 로숙영이 외곽에서 오픈 기회를 잡는 장면이 많았다. 2쿼터 막판 로숙영의 3점슛은 이 과정을 통해 나왔다. 점수차를 15점으로 벌린, 이른 시간대에 나온 쐐기포였다.

박지수는 단일팀 합류 당시 "로숙영 선수는 패스도 잘하는 선수라서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로숙영이 하이포스트에서 자리를 잡고 골밑에서 움직이는 박지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넨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같은 '하이-로우' 형식의 공격이 더 다듬어진다면 박혜진과 임영희, 강이슬, 김한별 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내외곽 공격에 새롭고도 강력한 공격 옵션이 추가된다.

이날 단일팀 공격에서는 임영희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17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박혜진은 17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올려 대만과의 예선전 부진을 만회했다. 로숙영은 17점을, 박지수는 10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슛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반도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남북 단일팀 응원단과 북측의 응원단이 나란히 관중석에 앉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나가 된 남과 북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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