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스타디움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개인혼영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서영이 메달을 목에걸고 메달리스트들과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박태환이 없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 대표팀에서 8년만의 한국 수영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자 개인혼영 200m 종목의 간판 김서영(24·경북도청)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라이벌이 있었다. 바로 일본의 오하시 유이다.
김서영이 작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한국 여자선수의 최고 성적인 6위를 차지했을 때 오하시 유이는 은메달을 땄다. 올해 5월 도쿄오픈에서 오하시 유이와 김서영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김서영이 2전3기 끝에 오하시 유이를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김서영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수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08초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김서영은 2016년 전국체전, 작년 7월 세계선수권, 올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최근 2년동안 네 차례나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2분08초34의 성적은 아시안게임 신기록으로 김서영에 이어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은 오하시 유이(2분08초88)보다 0.54초 더 빨랐다.
김서영은 "이 경기에 맞춰 열심히 준비했다. 내가 목표한 기록 경신에 성공해서 너무 기쁘다. 금메달까지 따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혼영은 한 선수가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순서로 50m씩 레이스를 펼치는 종목이다. 김서영은 접영과 배영에 자신감이 있다.
오하시 유이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도 접영과 배영 구간까지는 김서영이 1위를 질주했다. 평영에서 다소 뒤처진 김서영은 오하시 유이의 강점인 자유형 구간에서 밀리고 말았다.
김서영이 최근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오하시 유이에게 두 차례 패했을 때를 돌아보면 마지막 자유형 구간에서 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에는 달랐다.
김서영은 "마지막 자유형에서 호흡할 때 내가 1등으로 달리고 있는 게 보였다. 오하시 유이가 워낙 자유형이 좋은 선수라 내가 죽어라 하면 1등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초반 스퍼트에 강한 김서영은 첫 100m 구간까지 59초37을 기록해 1위를 질주했다. 오하시 유이보다 1.41초 더 빨랐다. 하지만 오하시 유이는 김서영이 약한 구간인 평영에서 격차를 1초 가까이 줄였다. 마지막 구간을 남기고 둘의 차이는 0.46초에 불과했다.
김서영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에서 전체 선수 중 가장 빠른 30초74의 랩 타임을 기록했다. 오하시 유이보다 0.10초 더 빨랐다. 오하시 유이의 막판 스퍼트에 밀렸던 지난 두 차례 맞대결 결과와는 정반대였다.
김서영은 평소 오하시 유이와 친하게 지낸다며 "(경기가 끝나고) 오늘은 내가 좀 빨랐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한국 수영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노 골드' 수모를 겪었다. 김서영이 한국 수영의 금맥을 다시 이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내년 세계선수권, 더 나아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김서영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약한 평영을 더 발전시키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요즘 한국 수영 선수들이 보는 눈도 넓어지고 목표나 꿈이 더 커졌다. 이번 대회에도 어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제가 금메달을 땄지만 저 말고도 다른 선수들에게, 한국 수영에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시면 한국 수영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