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백민(극지연구소 북측해빙예측사업단 책임연구원)
‘북극 최후의 빙하가 무너졌다.’ 최근 화제가 된 이 뉴스 여러분 들으셨습니까? 북극의 빙하가 점차 녹고 있는 것, 이거 어제오늘의 일 아닙니다마는 지구 온난화가 아무리 진행돼도 여기만큼은 남아 있을 거라고 여겼던 그야말로 ‘북극 최후의 빙하’마저 녹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 최후의 빙하가 붕괴되고 있다는 소식에 기상학자들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들어보죠. 극지연구소 북극해빙예측사업단 김백민 책임연구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백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북극 최후의 빙하’라는 게 어떤 겁니까?
◆ 김백민> ‘북극 최후의 빙하’라는 말은 사실은 그런 용어가 있는 게 아니라 기상학자들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표현한 말인데요. 사실 북극 지역에서 굉장히 많은 지역은 여름철에 다 녹아내리고 또 겨울에 얼어붙고. 이런 것들을 반복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여름에도 녹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냐면 그린랜드 북쪽 지역 그리고 캐나다 북쪽 지역. 대륙하고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는 대륙이 차갑기 때문에 빙하가 잘 녹지 않는데요. 그 지역의 빙하마저 녹았다, 라는 게 사실 굉장히 충격적인 사실로 그 지역 과학자들한테 받아져서 그런 표현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최후의 빙하라는 건 몇 년이나 된 빙하인 거예요?
◆ 김백민> 그 지역은 수천 년, 수만 년 전에 형성이 돼서 사철 내내 단단한 형태로 유지하고 있던 그런 빙하였는데.
◇ 김현정> 그러니까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이 지역의 빙하는 녹는 걸 본 사람이 없는 거군요, 한마디로.
◆ 김백민> 네, 그러니까 우리가 마지막 빙하기가 약 2만 년 전이고요. 그 이후로 지구가 점점 따뜻해졌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전혀 2만 년 전에 생성됐던 빙하가 안 녹아내렸으니까 인류 문명이 발달하고 난 이후부터는 전혀 녹지 않았던 빙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결국은 지구 온난화 때문인거죠.
◆ 김백민>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최후의 빙하, 우리 인류가 있는 한 저것만큼은 녹지 않을 거야 했던 그 빙하가 녹았다는 건 극지역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거와 비교해서 지금 빙하 양이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사진=링켄리브 제공)
◆ 김백민>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때에 비해서 빙하 면적이 약 4분의 1 정도밖에 여름철 기준으로 해서 남아 있지 않게 되었고요. 그 4분의 1 면적이라는 것이 방금 말씀하신 최후의 빙하들을 포함하는 면적들인데 그 부분이 드디어 사라지고 있으니까 앞으로 더욱 급격히 면적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저는 좀 충격적이에요. 그러니까 빙하가 30년 전이면 1980년대라는 얘기잖아요.
◆ 김백민>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때랑 비교해서 25%밖에 안 남았다?
◆ 김백민> 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그 속도도 굉장히 더 빨라지고 있는 겁니까?
◆ 김백민> 더 가속화되고 있죠. 특히나 2000년대 이후에 북극이 급격히 온도가 상승하고 있거든요. 그 영향으로 인해서 북극의 얼음이 2000년대 이후부터 급격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대로 그냥 쭉 가면 이거 뭔가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쭉 가면 다 녹아 없어질 수도 있는 겁니까, 이론상은?
◆ 김백민> 여름철 그러니까 얼음이 가장 적은 시기에.
◇ 김현정> 북극의 여름.
◆ 김백민> 네, 북극의 여름철에 얼음이 없는 북극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그게 언제쯤이에요? 북극에 얼음이 없는 그날?
◆ 김백민> 그것은 우리가 여러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추정을 하고 있는데요. 약 2030년 정도 근방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30년이면 12년밖에 안 남았어요?
◆ 김백민> 제가 2000년 이후에 2010년 정도부터 북극 연구를 많이 했는데 그때는 2030년이 굉장히 멀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정말로 가까이 왔죠.
◇ 김현정> 이게 들으시는 분들이 아니, 그러면 지구가 그렇게 더워진다는 거, 빙하가 녹는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못 느끼실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녹는다, 빙하가 사라진다는 게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겁니까? 지구의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 겁니까?
◆ 김백민> 사실은 최근 한 10년 정도 사이에 많은 과학적인 증거들이 수집된 게 있는데요. 북극의 얼음이 단순히 지구 온난화에 따라서 그냥 정말 얼음이 녹는 것이 무섭구나, 하는 걸 알려주는 지시자 역할이 아니라 제트기류가 출렁거리기 시작을 해요. 그러니까 제트기류가 북극의 찬 기운하고 남쪽의 따뜻한 기운을 잘 섞이지 않게 막아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것들이 지금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뒤섞이고 있는 그런 형국이라서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온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트기류라는 게 어떤 ‘차단막’ 같은 걸 형성하면서 한기와 온기를 적당히 나눠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지구 온난화가 되면서 제트기류가 흐려지면서, 약해지면서 차단막이 내려앉으니까 지금 날씨가 엉망이 되는 거군요.
◆ 김백민> 그렇습니다. 그게 굉장히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우리 중위도 지역의 기후를 뒤흔들어놓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참 무섭습니다. 지구 온난화라는 게 점차 더 무서운 일이라는 걸 우리가 실감했어요. 이번 여름도 그렇고 실감하게 되는데, 이대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김 박사님. 어떻게 대비를 해야 되나요?
◆ 김백민> 사실은 많이 늦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로 에미션(Zero-Emission)’을 부르짖던 때가 있었거든요. 이게 뭐냐 하면 ‘이산화탄소를 지금부터 배출하지 말자’라고 전 세계 사람들이 협의를 하면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될 것라고 믿던 시대가 있었는데요. 최근 과학자들이 발표하는 논문들을 보면 ‘제로 에미션만으로도 부족한, 심각한 상황이다.’ 오히려 ‘마이너스 에미션’, 그러니까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있는 것을 포집을 해서 땅바닥에 강제적으로 우리가 묻지 않으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지경까지 와버렸기 때문에.
◇ 김현정> 그냥 우리가 쓰는 걸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거를 잡아가지고 얘네들을 땅에다 묻어야 된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요?)
◆ 김백민> 네. 그래서 굉장히 이건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저도 솔직히 어떤 게 솔루션인지 전문가 입장에서도 상당히 난감한 지경까지 왔다고 저는 보여집니다.
◇ 김현정> 지금 마지막에 그 말씀을 하시는데 이게 진짜 솔직한 말씀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는 조금 소름이 끼쳤어요.
◆ 김백민> 네, 맞습니다.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 일반 사람들이 뭔가 과학이 해결해 주겠지 해서 기다리기에는 너무 지금 시급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이게 무슨 솔루션, 무슨 해결책이 있을까라는 것을 박사님도 잘 모르겠다, 라고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랍니다. 우리가 촉구해야겠습니다. 우리 정도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는 나라들도 사실 있거든요. 그러면서 막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는 나라들도 있어요. 이게 전 지구적으로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되는 게 아닌가. 여러 모로 체감합니다. 오늘 박사님 말씀 고맙습니다.
◆ 김백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제연구소 북극해빙예측사업단의 김백민 책임연구원이었습니다. < 속기 = 한국스마트속기협회 >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