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숨진 김씨를 떼내려고 시도하는 모습(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대전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이 감전사고를 당한 뒤 끝내 숨진 가운데 해당 물류센터에서 이를 은폐하려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을 받은 것처럼 말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숨진 대학생 김모(23)씨가 일했던 대전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택배 물류센터에서 최근까지 일했던 노동자 A(27)씨.
A씨는 CBS취재진에게 "사고 다음 날 출근해보니 관리자가 2~30명을 모아놓고 조회시간에 어디가서 (사고) 이야기 하지말라고 말했다"며 "모른 척 하고 있고, 지금 상황이 안 좋으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독관 등이 물어보면)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얘기하라고 시켰다"라며 "사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한 시간의 신규 안전교육이 없었는데, 사고 이후에야 한 시간씩 교육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알리기보단 노동자들을 입막음 시키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앞서 해당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전·현 노동자들은 CBS 취재진에게 "안전교육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의 특별감독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또 A씨는 과거에도 해당 사업장에서 아찔한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며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설명했다.
A씨는 "두, 세 달 전에는 갑자기 레일이 멈췄었다. 작업자의 손가락이 레일에 껴서 잘렸던 것"이라며 "또 두 달 전에는 C하차 7번에서 레일 틈으로 작업자의 발이 끼여 복숭아 뼈가 으스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처럼 일하다 다친 노동자가 '산재처리'나 '병원비'를 요구하면 '블랙'을 걸어버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블랙'이란 더 이상 CJ 대한통운에서 일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하청업체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산재처리비용으로 하루에 5천원에서 7천원의 수수료를 뗀다"면서도 "병원비를 바로 주는 것도 아니고 병원비를 달라고 하면 블랙을 걸어버리면서 왜 떼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인은 일하다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는데, 산재처리도 못 받고 블랙 당해서 못 나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사고에 대해) 함구하도록 시켰다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아마도 현장 조사가 진행중인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블랙이란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다치면 당연히 산재처리를 해주고 병원간다면 병원비를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