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럭 클럽'(1993) 이후 25년 만에 아시아계 배우가 주조연으로 나온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가 미국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한 로맨틱 코미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지난 주말 동안 2550만 달러(약 286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 '크레이지…'는 지난 15일 개봉 이래 5일 만에 3400만 달러(약 38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제작비 3000만 달러(약 337억원)를 이미 넘긴 셈이다.
싱가포르계 미국인 작가 케빈 콴의 동명 베스트셀러에 원작을 둔 이 영화는, 중국계 미국인 명문대 여성 교수가 싱가포르 재벌 가문에 속한 남자 친구의 고향을 따라갔다가, 그곳 상류사회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켄 정 등이 조연으로도 출연한 '크레이지…'는, 현지에서 '아시아계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편견과 할리우드 영하 속에서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기 십상이던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남은 최근 이 영화를 가족·지인들과 함께 관람하기 위해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한 극장 전체를 빌려 무료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에릭남은 SNS를 통해 "주류 미디어에서 잘못 그려지는 아시아인의 모습에 지쳤다"며 "우리가 여기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얼마나 중요하고 영향력을 지녔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