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불법 임원 재임으로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가 '고용 배려' 덕분에 구사일생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진에어의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를 유지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토부 김정렬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면허취소자문회의와 국토부 내부논의를 거쳐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면허 취소로 기울었던 기류가 면허 유지로 선회한 데에는 1900명에 이르는 진에어 직원들의 고용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면허를 취소한 뒤 다른 기업이 항공사를 인수해 고용을 승계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됐지만,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회의에서는 또 조현민의 등기이사 재직 시기가 2010년 3월~2016년 3월로 이미 면허취소 사유가 해소된 만큼, 소급적용은 어렵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면허취소 여부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며 "법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해 면허를 취소하는 게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진에어에 대해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를 제한하고,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의 제재도 병행하기로 했다.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진에어 사태를 계기로 우리 항공산업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항공법 개정안을 마련중"이라며 "제도 개선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진에어처럼 외국인 임원 재직 사실이 드러난 에어인천 역시 면허를 그대로 유지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