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호프 미팅'에 대해 "(현 정부에선) 퍼포먼스, 보여주기식으로 그런 것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1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청년 실업문제, 일자리, 임금 문제는 정책으로 나와야 해결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문제의 근원을 모르고 있진 않다고 본다"며 "청와대 정책실이나 정부 부처에 (정책) 역량은 다 있는데,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산업 정책을 펼 수 없는 정치 경제적 구조에 갇혀 그걸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비대위'는 이날 서울 각 지역의 전통시장, 화훼공판장, 고시촌 등을 돌며 시민들로부터 당 혁신을 위한 조언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보여주기식' 행보를 자제한다는 취지로 이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현장 방문 결과를 소개하는 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우회 비판했다.
그는 "(오늘 만난 시민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들을 위한 것인데, 서민을 오히려 어렵게 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돈을 더 받으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더니 아픈 말씀을 하시더라"라며 "돈을 더 받는가 싶었더니, 노동시간을 줄이더라. 노동강도는 더 강해지고 받는 돈은 똑같아 졌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당 혁신과 관련해선 "말을 너무 험하게 하지 말라는 조언도 있었는데, 이건 얼마든지 조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여당이 잘한 것은 잘 했다고 얘기해주고, 대안을 내라는 얘기도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얘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싸움을 하고, 말을 거칠게 하고, 또 여당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건 당의 메커니즘(작동 원리)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진단하며 "계보 싸움이 있는 것도 공천권이 잘못됐다든가, 그런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니 본질적인 것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적청산 문제와 관련해선 재차 "새로운 가치 정립이 중요하고, 사람을 바꿔도 기준을 마련한 다음이어야 한다"면서 "비대위가 인적청산부터 먼저 하면 당을 제대로 세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국군기무사령부 계엄 문건 논란'과 관련해서도 '내란음모'로 바라보는 여권의 시각과는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각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것이 내란음모라든가, 쿠데타라든가 이런 게 아니라 일종의 위기관리 계획, 매뉴얼 정도로 보고 있다"며 "국회를 어떻게 한다는 등 현실 가능성이 없는 그런 안들이 들어있는 것으로 봐서 잘 짜여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매뉴얼 정도"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기무사 문건을 공개한 데 대해선 "시민단체가 어떻게 그런 중요한 정부 문건을 입수했는지 밝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이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개인의 소신 발언"이라면서도 "그 문제로 이슈가 본질에서 벗어나 다른 데로 가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