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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vs 고척돔' 삼성·넥센, 극과 극 '한여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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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름이다!' 삼성과 넥센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7월 중순부터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7월 7일만 해도 넥센에 8경기나 뒤졌지만 약 3주 동안 격차를 뒤집고 5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김한수 삼성(왼쪽), 장정석 넥센 감독.(자료사진=삼성, 넥센)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놓고 경쟁 중인 삼성과 넥센. 7월 한때 8경기 차나 뒤졌던 삼성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넥센을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7월 7일부터 약 3주 동안 9경기 차이가 난 것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 중순부터 두 팀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약 20일 정도 한반도를 강타한 무더위 속에 삼성은 리그 최고 승률로 펄펄 날고 있다. 반면 넥센은 이 기간 리그 최하위권의 성적이다.

한여름 두 팀이 처한 상황을 보면 일견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삼성은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일명 '대프리카' 대구가 홈이고, 넥센은 10개 구단 중 가장 시원한 고척 스카이돔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극과 극이다. 삼성은 시원한 액션 영화를 보듯 연일 신바람을 내고 있지만 넥센은 공포영화 그 자체다. 왜 이런 양상을 보이는 걸까.

▲40도 안팎 무더위에도 '홈 8승1패'

삼성은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후반기 두 번째 주에서 5승1패로 10개 구단 중 최고 승률을 냈다. LG와 잠실 원정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삼성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홈에서 4시즌 만에 KIA와 3연전을 싹쓸이했다.

후반기 첫 주인 17~22일까지도 삼성은 4승2패로 선전했다. KIA와 광주 원정, 한화와 홈 3연전을 모두 2승1패로 마쳤다. 전반기 마지막 주인 10~12일에는 롯데와 포항 홈 3연전을 쓸어담았다. 3주 동안 12승3패, 승률이 무려 8할로 KBO 최고다.

특히 이 기간 홈에서는 단 1번밖에 지지 않았다. 8승1패다. 공교롭게도 전국이 찜통 더위로 펄펄 끓을 때 가장 덥다는 대구, 포항에서 펄펄 날았다. 그야말로 여름 사나이들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라이온즈 파크 이전 대구시민구장은 그야말로 여름에 악명이 높았다. '대프리카'의 더위에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지열까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고역이었다. 다만 삼성 선수들은 악조건에 단련이 돼 있었다.

'여름이 좋다' 삼성은 무더위가 시작된 7울 10일부터 3주 동안 KBO 리그 최고 승률로 가을야구를 노린다. 사진은 29일 KIA전 승리로 리그 최초 2500승을 달성한 모습.(대구=삼성)

 

최근 3주 동안 삼성 투타는 리그 정상급이었다. 특히 마운드는 난공불락이었다. 3주 동안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10개 구단 중 유일한 2점대(2.99)였다.

2위는 3.22의 SK로 시즌 팀 ERA 1위(4.27) 팀이다. 아델만과 보니야, 양창섭 등이 선발의 중심을 잡고, 심창민과 권오준 등이 불펜을 이끌고 있다.

삼성은 이 기간 타율도 3할8리로 최강 두산(3할1푼4리)에 이어 2위였다. 베테랑 박한이가 한화전에서 연이틀 끝내기 안타를 떠뜨리는 등 노장의 품격을 뽐내며 팀을 이끌었다. 다린 러프, 구자욱 등 중심 타선도 활황세다.

▲'돔 쾌적해?' 넥센, 1승8패 고척 잔혹사

반면 넥센의 여름은 우울하다. 특히 무더위와 비 등 기상 조건에서 자유로워 구단의 강점으로 꼽히던 한여름 고척돔 홈 경기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지난주 넥센은 1승5패로 허덕이며 KIA와 함께 주간 최저 승률에 머물렀다. kt에 루징시리즈를 당한 넥센은 주말 롯데와 3연전에서 싹쓸이 패를 안았다. 모두 고척돔에서 열린 경기였다.

앞서 17~19일 LG와 홈 3연전에서도 넥센은 스윕을 당했다. 최근 3주 동안 홈 성적이 1승8패, 처참하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홈 경기 성적과 정확히 반대가 된다.

그나마 넥센은 20~22일 NC와 마산 원정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최근 3주 동안 유일한 우세 시리즈였다. 3주 동안 성적은 4승11패, 리그 최하위권이다.

'여름이 싫다' 넥센은 전국에서 가장 시원하다는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지만 올해 무더위 속에서는 1승8패로 허덕이고 있다. 사진은 29일 고척 경기에서 롯데 김동한이 홈으로 파고든 모습.(고척=넥센)

 

사실 넥센은 고척돔을 홈으로 쓰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안방에서 강했다. 2016년 원정에서는 33승38패1무였지만 홈에서는 44승28패였다. 지난해도 홈에서 39승31패2무로 30승42패의 원정과는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올해는 홈에서 24승32패로 원정(25승23패)보다 훨씬 약하다. 여기에는 원정팀들이 어느 정도 고척돔에 적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야외 구장의 무더위에 지쳤던 상대 팀들이 고척돔의 쾌적한 환경에 힘을 내는 모양새다.

최근 3주 동안 넥센의 팀 ERA는 6.27로 두산(6.43)에 이은 9위였다. 물론 두산은 최강 타선으로 근근히 버텼지만 넥센은 이 기간 팀 타율도 2할7푼으로 8위에 머물렀다. 투타 모두 '냉방병'이 걸린 모양새였다.

물론 삼성과 넥센의 최근 성적은 상대팀과 궁합 등 다른 변수들도 있다. 그러나 한여름 대조적인 조건에서 양 극단을 치닫고 있는 행보는 흥미롭다. 더욱이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더 눈길을 끈다. 과연 두 팀의 극과 극 행보가 이어질지, 마무리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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