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6‧13 지방선거 참패 뒤 현역에서 물러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SNS를 통해 정의당 노회찬 전 원내대표를 비판해 정의당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여야 정치권 일각도 홍 전 대표의 공감 능력 부재를 문제 삼았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며 최근 애도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그는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며 노 전 원내대표의 선택을 비판했다.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특검 수사 중인 드루킹(전 민주당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대신 자살한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 전 대표는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 다른 범죄”라며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그래서 더욱 잘못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수많은 막말의 어록을 남긴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촌철살인 어록의 정치인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자살을 미화하는 사회 풍토가 비정상’이라며 막말을 하나 더 얹었다”며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자살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최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그 누구도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홍 전 대표를 겨냥,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망자에 대한 “예의 없는 모습”이라며 홍 전 대표를 문제 삼았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회찬 의원의 사망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것은 고인의 생전의 삶의 궤적을 볼 때 상식”이라며 “죽음을 미화한다느니, 그런 것은 정상사회가 아니라느니 훈계조로 언급하는 것은 한 번도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갖는 콤플렉스”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죽음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비난을 받자 재차 글을 올려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홍 전 대표는 그렇게 잊히는 게 두렵나. 타국(미국)에서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나 벌이는 홍 전 대표는 자중자애하시라”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당 대표 직에서 물러난 뒤 아들 내외가 살고 있는 미국에 머물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페이스북 글을 다시 올려,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이 세상이 되었다”며 “맞는 말도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괴벨스 공화국이 돼 가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자 이번엔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국민과의 공감능력”이라며 “그런 점에서 홍 전 대표는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논박에 가세했다. 김 대변인은 “만사를 좌우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미국에 가서 페이스북을 끊겠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나 지키길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