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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과함께2' 신파 덜고 시대 담아 건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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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성 신파 자리에 1천년 잇는 시대상
캐릭터 사이 끈끈한 관계도…'인과 연'
저승재판 신…현실 사법부 씁쓸한 뒷맛

 

김용화 감독 작품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은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로만 이미 1441만 관객을 불러모은 까닭에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 온 영화다.

24일 언론시사로 베일을 벗은 '신과함께2'는 전작을 특징짓는 최루성 신파를 통크게 덜어낸 모습이다. 대신 '인과 연'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캐릭터 사이 관계를 보다 끈끈하게 이어붙이는 데 공을 들인 분위기다.

그렇게 현재와 고려라는 1천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시대상, 그리고 저승에서 펼쳐지는 재판이라는 판타지와 맞물리면서 서사를 대폭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서사는 전작에서 선보인 신파보다 한층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핵심 장치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과함께2'는 1천년 전 고려와 현재를 오버랩시키면서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한, 모순 가득한 시대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고려를 산 여진족 난민과 현재를 사는 철거촌 난민의 삶은 그렇게 결을 같이 한다.

이 영화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저승 재판 형식을 빌려 다양한 인간군상을 비춘다. 인상적인 점을 꼽자면, 개봉 전 이미 공개됐듯이 저승을 관장하는 염라대왕(이정재)을 증인석에 앉히는 신이다. 이는 원작에도 없는 장면이라고 한다.

염라대왕이라는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도 예외 없이 재판정 증인석에 앉혀 사건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이 신은, 권력과 거래를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나는 현실의 한국 사법부를 떠올리게 만들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나쁜 인간은 없다. 나쁜 상황이 있을 뿐"이라는 극중 대사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주화 된 국가 테두리 안에 살면서도, 여전히 부모의 상실 등 가족 공동체를 벗어났을 경우의 삶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처참하다.

극중 사건을 규정짓는 캐릭터 관계도와, 두 시대상을 꼼꼼하게 풀어내는 서사는 인간을 극단으로 내모는 이러한 사회상을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떠한 삶의 길을 택해야 할까'라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보다 많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잘살 수 있는, '같이'의 가치를 품은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그 시대를 사는 우리네 몫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작보다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은 분명해 보인다. 2시간 21분이라는 물리적인 상영시간 역시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을 법하다.

영화 '신과함께2'는 신파를 덜어내고 시대를 담아냄으로써 서사의 가치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영화라는 매체가 줄 수 있는 감동을 배가시킨 김용화 감독과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달 1일 개봉, 상영시간 141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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