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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헬기추락 유가족 "숯덩어리 아들 그냥 보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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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아들 휴가였고 같이 식사하기로 했는데…"
"그런 헬기 다시는 납품될 수 없도록 함께해 달라"
"아버지를 따라 해병이 된 아들에게 미안하다"

(사진=문석준 기자)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보낼 수 있겠어요…."

해병대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지 사흘 만인 20일 오후 숨진 장병 유가족들은 해병대 1사단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명백히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고 박 상병의 아버지 박모씨는 "제 아들을 보낼 수 없는 이유는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해서이다"면서 "내일이 휴가였고 같이 식사하기로 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함이 있는 헬기를 시험 운행이라는 명목으로 탑승시켜 모두를 죽게 만든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저 같은 불행한 아버지는 또 나올 것"이라며 덧붙였다.

박씨는 "나라를 위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죄 밖에 없는데 아들이 숯덩어리가 돼 돌아왔다"면서 "왜 죽었는지 모르는데 아들을 보낼 수 있겠냐"며 가슴을 쳤다.

그는 "사고 책임자를 전원 색출해서 엄벌에 처해주길 바란다. 그 과정이 공정하고 누구나 알 수 있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나라다운 나라가 돼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병대원 모두가 힘을 모아 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박 씨는 "여기 누구라도 그 헬기 타고 죽을 수 있다"면서 "해병 모두가 이 일에 동요하고 그런 헬기가 다시는 납품될 수 없도록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나라다운 나라가 되도록 해병대 전체가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유가족들이 의전 불만으로 짜증을 낸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영무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족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에 대해 "유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 등에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송 장관은 "사고 장병 유족 여러분들이 의전 때문에 화가 나셨다는 것은 저의 진의가 아니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시면 사과를 드린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숨진 장병과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고 노 소령의 아버지는 "해병대 출신 아버지를 따라 아들이 해병대에 지원해 근무를 하게 됐다"면서 "손자까지 해병대를 보내 해병대 3대 명문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해병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송 장관은 해병을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한번 와보지 않고 사과도 안한 장관이 '유가족이 의전이 부족해서 짜증이 났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를 따라 해병이 된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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