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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 '15분 꿀잼' 모바일 퀴즈쇼 열풍…기업들 '콜라보'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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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잼라이브 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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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5) 씨는 요즘 점심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 평일 낮 12시 30분마다 시작되는 실시간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기초 상식부터 최신 이슈, 스포츠, 애니메이션까지 다방면을 아우르는 총 12문제가 출시되는데, 모두 맞히면 소정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누적 상금이 5000원만 되면 자신의 계좌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위해 혼자보다는 동료 여럿과 함께 머리를 맞대 문제를 풀기도 한다.

15분 정도의 접속 시간도 부담 없다. 점심시간에 밥 먹고 일 하기 전 한숨 돌릴 만한 시간이다. 김 씨는 "점심 먹고 동료들과 함께 퀴즈도 풀고 상금도 받을 수 있어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은 한 매일 모바일 퀴즈쇼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큰 금액을 벌지는 못하지만 간간이 상식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동료들과 친목도 다지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15분 퀴즈 풀며 소통하고 상금까지 '1석 2조'…동시접속자 21만여 명 넘기도

NBT의 '더 퀴즈 라이브' 생방송 진행 모습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열풍에 직장인 점심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점심시간인 12시 30분, 12시 40분, 12시 45분 등 특정 시간에 스노우의 '잼라이브', NBT의 '더 퀴즈 라이브',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큐' 등 모바일 앱 업체들의 생방송 퀴즈쇼가 진행된다. 문제를 전부 맞히면 소정의 상금을 지급해 직장인들의 '15분 꿀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서울 여의도나 광화문, 테헤란로 등 회사가 밀집한 커피전문점 등에서는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으로 퀴즈쇼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모바일 퀴즈쇼는 10~12문제를 실시간으로 풀고 문제를 모두 맞힌 사람이 100만~500만 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문제가 어려워 정답을 맞힌 사람이 적을수록 최종 우승자들이 나누어 가질 상금이 많아지고, 문제 난도가 낮아 정답자가 많을수록 상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보통 몇천 원 수준이지만, 많을 때는 수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실시간으로 접속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지만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 10만여 명을 넘어선다. 인터넷 검색하면 모두 맞히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문제가 출제되고 답을 입력하는 시간이 짧아(약 3초) 검색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퀴즈가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채팅도 가능해 참가자들 간의 소통도 가능하다.

이 중에서도 '대세'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만든 '잼라이브'다. 잼라이브는 평일 낮 12시 30분에 진행된다. 금요일에는 오후 8시 방송이 추가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2시와 오후 8시로 두 번 진행된다.

지난 2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매달 평균 접속자가 2만 명 씩 늘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1만 명에 달한다. 국내 모바일 퀴즈 앱도 추천인을 입력하면 문제를 틀려도 재도전 할 수 있는 '하트' 등을 발급해 새로운 접속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앱을 다운받아 접속할 수 있는 낮은 진입 장벽과 "어제는 못했지만 오늘은, 오늘은 탈락했지만 내일은 우승할 수 있다"는 '데일리(daily) 한 특성은 매일 특정 시간 참여자들을 스마트폰 앞으로 이끈다.

◇ '퀴즈 내며 홍보' 올리브영·카스 등과 '콜라보'…탄탄한 수익 모델로 '주목'

사진=잼라이브 페이스북

 

모바일 퀴즈쇼 열풍은 이를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퀴즈를 풀며 해당 기업이나 제품 등을 홍보하고 광고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잼라이브'는 화장품 유통업체 '올리브영', 삼성전자와 콜라보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고, 월드컵을 앞두고서는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 카스 등과도 퀴즈쇼를 진행했다.

콜라보 방송을 하면 평소 200만 원 수준이던 상금은 300~500만 원, 많게는 1000만 원까지 크게 오른다. 높아진 상금은 동시 접속자 수를 평소 2배 수준인 20만명으로 끌어올렸다. 콜라보 기업들은 퀴즈 힌트를 자사 페이스북 등 SNS에 제공하거나, 퀴즈 자체에 상품 정보(PPL)를 넣는 등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 예를 들어, 일부 문제에 특정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명, 외식 브랜드 메뉴 유래 등을 묻는 식이다.

이처럼 퀴즈쇼 업체와의 콜라보 방송에서 기업이 지급하는 광고비는 상금을 포함해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접속자 규모가 더 늘어나면 지출 규모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덕분에 잼라이브를 출시한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고전 끝에 활로를 찾았다. "스노우를 제2의 라인으로 키우겠다"는 포부와 함께 지난 2016년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수익은 많은 인기와 별개였다. 지난해 매출은 22억 원, 당기순손실은 726억 원에 달했다. 스노우 콘텐츠 확대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매출보다 비용이 더 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잼라이브로 스노우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았다. 단순히 이용자 수 확보뿐만 아니라 탄탄한 수익 모델을 발굴해냈기 때문이다. 앱 내 광고를 통한 광고 수익은 물론, 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관련 퀴즈를 내고 상금을 주는 새로운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잼라이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잼라이브는 지난 3월 일본 출시에 이어 프랑스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프랑스 현지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도 같은 형식의 서비스를 도입할 전망이다.

공공기관들도 모바일 퀴즈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NBT가 운영하는 더퀴즈라이브는 지난 달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6·13 지방선거 관련 특집 방송을 선보였다. NBT 관계자는 "유권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상금을 걸고 선거 관련 퀴즈를 냈다"고 말했다.

최근엔 이런 모바일 퀴즈쇼의 열기가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으로도 옮아 붙는 모양새다. MBC '뜻밖의 Q'나 tvN '놀라운 토요일' 등 퀴즈쇼와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론칭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 토요일 지상파 황금시간대에 배치됐는데 4% 수준에 머물고 있다.

퀴즈쇼 역시 모바일 쪽으로 기울었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번 일회성으로, 이벤트성 행사의 TV 퀴즈쇼보다 SNS에 익숙하고 직접 참여하려는 젊은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정적인 스튜디오 프로그램은 더이상 관심 끌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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