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式 인적쇄신론에 계파 간 해석은 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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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과거 지향적 인적청산은 반대”
새로운 보수가치 부합 여부 관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차 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밝힌 인적쇄신을 포함한 당 혁신방안이 당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과거 지향적인 인적청산은 반대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당내 계파들 사이에서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김 위원장이 인적쇄신 대상으로 자신들보다 상대 계파를 겨냥할 것이라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 계파갈등 극복을 천명했던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적쇄신에 대해 "새롭게 세워진 가치나 정책적 노선에 대해 같이 할 수 있는지는 가치 정립 후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체계가 전혀 다르거나 정책 방향을 도저히 공유할 수 없는 분이라면 길을 달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질적인 계파갈등의 원인으로 꼽혔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탈당 및 복당 등 과거 행적을 따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비대위가 내놓을 새로운 '보수가치'에 대한 동의 여부가 청산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계파·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우리 정치의 중심을 이루게 하는 꿈을 갖고 있다"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새로운 보수가치를 정립 후 통합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각 계파들은 김 위원장이 인적쇄신을 감행할 경우에도 그 칼날이 자신들을 먼저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대신 상대 계파에 대한 인적쇄신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친박계 내부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은 친박계 함승희 전 의원이 만든 싱크탱크인 '포럼 오늘과 내일'의 정책연구원을 맡았던 이력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친박 쪽도 결국 김 위원장이 자신들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김 위원장을 수용한 것 아니겠냐”며 “친박계 내에선 김 위원장이 칼을 빼들더라도 김무성 의원이나 비박계를 먼저 치지 자기들 쪽을 칠 사람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자신들이 공헌을 한 만큼, 김 위원장의 구상과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박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의 방향은 좌표설정에서 시작한다"며 "좌표의 기준을 잡기 위해선 과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책임론을 염두에 두고 친박계를 겨냥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과거 지향적인 청산에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핵과 전 정권의 실정 등을 고리로 친박계 청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계파 간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비대위에 대한 반발 기류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당초 40여명에 달하는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최소 연말까지 비대위를 유지하는 '전권형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관리형 비대위'를 놓고 의견이 양분됐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수락연설에서 보여준 '정치적 언어'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권형 비대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내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이른바 ‘정치 언어’를 쓰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며 "품격을 중시하는 보수정당의 대표로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선의원들 사이에선 비대위원장이 공천권을 가질 수 없어서 차라리 조기전대로 가자는 의견도 꽤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한 친박계 초선의원도 "비대위를 시작한 마당에 일단 뭔가를 시도해 볼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냐"며 "비대위 활동 기한도 내년 초까지 뭔가를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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