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 흐름을 다시 점검해본 결과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4월 전망치(연 3.0%)보다 소폭 낮은 2.9%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실질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 2.9%, 내년 2.8%로 수정 전망했다.
정규일 부총재보는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 등 상방요인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요건 악화 등 하방요인이 작용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4월 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내린 수치다.
이에따라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로 되돌아갔다. 한은은 올해 1월 전망에서 3.0%로 상향조정한 뒤 4월 전망에서도 이를 유지했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윶창원 기자/자료사진
올 성장률은 상반기 2.9% 하반기 2.8%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 4월 전망 때와 같이 2.7%로 예상했다. 양호한 소비심리 지속, 청년 일자리 추경 등의 재정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고용여건 개선 지연, 가계원리금 상환 부담 등은 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4월 2.9% 전망에서 이 번에는 1.2%로 대폭 낮췄다. 한은은 지난해 반도체 투자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일부 업종의 투자지연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0.2%에서 -0.5%로 더 낮췄다. 한은은 건물 착공면적 감소세와 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도 4월 2.9%에서 2.7%로 낮춰 전망했다. R&D투자는 기업 매출액 증가세 둔화로 증가율이 점차 낮아지고 기타 지식생산물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증가율은 4월 전망치 3.6%에서 3.5%로 약간 낮췄다. 수출은 세계교역 회복세 지속 등에 힘입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취업자수는 전년대비 올해 18만명, 내년에는 24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는 올해 26만명, 내년 29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한은은 정부 일자리 정책 등에 힘입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되겠지만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전망 때의 1.6%를 유지했고 내년은 2.0%에서 1.9%로 낮췄다.
또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월에는 705억달러로 전망했었지만 이 번에는 650억달러로 55억달러 낮게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경로의 상방리스크로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영향 등 투자증가세 확대,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 등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 등을 꼽았다.
하방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여건 변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