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자율형 사립고 6곳에 대해 내린 지정취소 처분을 직권으로 다시 취소한 교육부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을 둘러싸고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2014년 12월 소송을 낸 지 3년 8개월 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2일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행정처분 직권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옛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자사고 지정취소를 할 때 교육부장관과 사전 협의하도록 한 것은 사전 동의를 받으라는 의미"라며 "이런 동의 없이 한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처분은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 지정취소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는 교육제도를 다시 변경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조희연 교육감 시절인 2014년 10월 서울 시내 자사고 재평가를 시행한 뒤 6개교를 지정취소하기로 확정했다.
지정취소한 6곳은 경희고와 배재고, 세화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등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에 대한 재평가를 한 것이 교육감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고 행정절차법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지정취소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그러자 서울시교육청은 "지정취소는 교육감의 권한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시정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교육부는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미리 교육부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한 옛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규정 중 '협의'를 '동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동의가 아닌 협의인 이상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며 맞섰다.
하지만 대법원이 교육부 손을 들어주면서 진보성향 교육감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자사고 폐지 움직임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2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시·도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의 동의 없이 자사고 등을 지정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입법적으로 해결될지 주목된다.
한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자사고 지정취소 논란이 발생한 직후인 2014년 12월 9일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때는 미리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