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KTX나 SRT의 정기권 탑승객도 지정된 좌석에 앉거나 주말 탑승을 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SR은 9일 "일일 생활권 확대와 근무형태 다양화 등으로 철도 이용 환경이 바뀐 만큼, 새로운 형태의 고속철도 정기권을 8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선보이는 정기권은 △좌석지정형 △기간선택형 △횟수차감형 등 크게 3가지다.
좌석 지정형 정기권은 KTX의 경우 현행 입석·자유석용 정기권에 좌석 지정 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좌석 여유가 있을 때 정상운임의 15%를 추가 부담하면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가령 서울에서 천안아산까지 정상 운임은 1만 4100원이므로, 좌석 지정을 할 경우 2100원을 더 내면 된다. 기존 정기권 가운데 20일권은 폐지되고, 10일권과 30일권만 유지된다.
SRT 경우엔 현행 입석 정기권보다 15%가량 비싼 좌석지정형 정기권을 내년 상반기쯤 따로 내놓을 계획이다. 한정된 좌석 규모를 감안해 횟수차감형 정기권을 우선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주말 통근자들을 위한 기간 선택형 정기권도 선보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주말에도 고속철을 타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TX 경우 정기권 이용자가 최소 10일부터 최대 1개월 이내에서 주말을 포함한 이용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역시 좌석 지정 옵션을 부여해 필요시 15%의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SRT 경우엔 현행 정기권으로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사전에 정해진 구간의 열차를 10회 이용할 수 있는 입석용 정기권도 도입한다.
25% 할인된 10회 입석 운임가격으로 회수권을 일괄 구매해 사용할 수 있고, 좌석 여유가 있으면 정상운임의 15%를 추가 납부해 이용할 수 있다.
KTX도 사전에 정해진 구간의 열차를 2~3개월 동안 10~30회 이내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용 모바일 할인카드를 내놓는다. 정상운임의 5% 가격으로 이를 미리 구입해두면, 좌석·입석·자유석 승차권 구매시 15% 할인 혜택을 받는다.
횟수차감형 정기권 이용자 역시 여유가 있는 경우 좌석을 예약할 수 있고, 해당 유효기간 안에 이용횟수를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 유효기간을 연장해 쓸 수 있다.
KTX 관계자는 "주 2~3회 강의나 출장이 있는 이용자, 주말부부처럼 특정 구간을 부정기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고속철도 이용자는 21만 7천명으로, 이 가운데 7.2%인 1만 6천명이 정기권 이용자다. KTX는 7.7%, SRT는 5.5%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입석과 자유석만 이용할 수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정기권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구간은 KTX 경우 서울-천안아산(2613명)으로, 서울-오송(1483명)과 서울~대전(1075명)이 그 뒤를 이었다. SRT는 수서-천안아산 구간이 569명, 수서~동탄 541명, 수서~지제 290명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