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기내식 공급 차질로 불거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이 8일 일주일을 맞았다.
기내식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거나 기내식 없이 출발하는 '노밀'(No Meal) 운항은 이제 사라져 이번 사태가 안정화 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는 트레이(쟁반)에 정갈하게 담겨 서비스되던 기내식이 종이박스에 담겨 나가는 등 '기내식 대란' 이전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기내식 공급 문제로 인한 지연 출발은 0건, '노밀' 운항도 0건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오늘 인천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항공편 81편과 해외에서 들어오는 '인바운드' 항공편 77편 등 총 158편 중 기내식 문제로 인한 지연이나 '노밀' 운항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5일부터 '지연·노밀 제로(0)' 상태가 계속되며 이번 '기내식 대란'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까지 일부 단거리 노선에서 브리토 등 간편식을 제공하며 '꼼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날은 이런 상황까지도 모두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기내식 대란' 전에도 브리토 등 간편식을 제공하던 일부 단거리 구간에서만 간편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그 밖의 구간에서는 모두 '기내식 대란' 전과 동일한 구성으로 기내식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내식 대란' 여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일부 중거리 구간에서는 음식을 트레이에 세팅한 뒤 정갈하게 서비스하지 못하고, 종이박스에 포장해 내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기내식 문제가 완전히 정상화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7∼9월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업체로 계약한 샤프도앤코코리아(샤프)가 하루 2만∼3만식 규모의 아시아나 물량을 맞추려 생산을 늘리고 인력을 추가 고용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언제든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샤프는 이전까지 하루 3천식 규모의 기내식을 생산해 공급해왔다.
아시아나는 이달부터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올해 3월 신축 중인 GGK 공장에 불이 나면서 3개월간 임시로 샤프에게 기내식 사업을 맡겼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샤프의 생산능력은 하루 2만식에 달하고, 다른 업체의 도움도 받고 있어 원활한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숙련된 직원들도 있어 초기 일부 시행착오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내식 대란'으로 박삼구 회장의 경영방식도 비판 대상이 됐다.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 300여명은 지난 6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참사"라며 사태 원인을 박삼구 회장의 '경영 실패'에서 찾았다.
이들은 박 회장이 계열사 경영권을 되찾으려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꿔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법무법인은 소액주주를 모집해 박 회장 등 아시아나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가 사내 행사에서 여승무원들을 박 회장의 '기쁨조'로 동원했다는 비판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 6일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2014년 인턴 수료를 앞둔 승무원 교육생 여성들이 박 회장에게 애정표현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박 회장은 이미 올해 2월 성폭력·성추행을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승무원 격려 행사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사과한 바 있다.
이후 박 회장은 2002년 이후 매월 첫째 주 목요일 본사를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 등을 격려하는 행사를 중단했다.
금호아시아나 직원들은 6일에 이어 이날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사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