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5일 "(이번에) 실질적인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과거에 안주하는 세력으로서 다음 총선에서 국민에게 완전히 '해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떤 경우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행은 "비대위 결정을 위해선 모두가 단결해야 하고, 거기에 매진해 나갈 것을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전환 반대 의견을 넘어 김 대행 본인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한 셈이다.
원외 당협위원장 1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혁신 비대위로의 체제 전환'에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위원장은 "김 대행이 간담회가 끝날 때 쯤 비대위 체제 전환 문제에 대해 이의가 없냐고 물었고 별다른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 대행과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갑 당협위원장은 김 대행을 겨냥해 "비대위가 구성되면 김 대행을 포함한 지도부도 다 사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김 대행이 비대위 구성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비대위의 권한 강화 차원에서 '공천 배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위원장은 통화에서 "지금 친(親) 김무성계 쪽에서 당권을 통해 헤게모니를 쥐려고 하니 분란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은 다음에 출마하지 말라고 비대위원장이 심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는 "다른 사람의 책임을 주장하기 전에 우리부터 책임져야 한다"며 당협위원장들이 앞장서 사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여기서 사퇴할 사람이 몇 명이냐"며 거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하겠다는 사람은 7~8명 있었고, 사퇴하면 안 된다는 사람이 1명, 왜 우리가 사퇴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압축 중인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는 오는 10일 쯤 후보군을 5~6명으로 추린 뒤 17일이나 1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상수 위원장은 "위원장 후보와 관련해 몇 분은 특별한 분야에서 언론에 노출되는 게 약간 헤프닝처럼 된 게 있어 죄송스럽다"고 했다. 최근 김용옥·이국종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노출되고, 당사자들은 당황스러워 하거나 고사하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한 사과다.
다만 안 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추천되는 분들도 100여 명 가까이 된다"며 "(한국당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 만큼, 우리 스스로 너무 자학할 필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심재철 의원 등 한국당 의원 14명은 김성태 지도부의 재신임을 묻는 표결을 진행하겠다며 의원총회를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