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평화팀 남측 186cm의 김소담(왼쪽)과 북측 최연소 최장신 박진아가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출전을 앞두고 북한 여자 대표팀이 만만찮은 기량을 뽐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남북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 경기에서 팀을 이뤄 뛰었다. 혼합경기라 남북 선수 6명씩 평화와 번영으로 나뉘어 대결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번영팀이 103 대 102로 승리를 거뒀다. 친선전 성격이었지만 엎치락뒷치락 접전을 펼쳤다.
적잖은 북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만 15세임에도 200cm가 넘는 신장의 박진아는 이날 교체 출전했다. 이날 박진아는 205cm로 소개됐다.
9분만 뛰면서도 9점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움직임은 느린 편이었지만 골밑에서 기회를 잡으면 확실하게 해결했다는 평가다.
번영팀의 로숙영도 기량을 뽐냈다.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18점을 넣었다.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서 평균 20.2점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센터치고는 비교적 작은 181cm임에도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날 최다 득점 선수도 북한 선수였다. 174cm 포워드 리정옥은 평화팀에서 총 25분 50초를 뛰고 26점을 올렸다.
이문규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만난 시간이 짧아 이름을 외우지는 못했으나 평화팀 9번(리정옥)과 번영팀 7번(장미경)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단일팀에 대해서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같은 말을 쓴다"면서 "같이 모여서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민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팀은 조만간 남측에서 합동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사실 농구용어는 잘 맞지 않지만 경기를 치르다 보니 금세 익숙해졌다"면서 "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뿌듯했고, 남과 북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단일팀이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였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 모두 올스타전 느낌으로 경기에 임했고 잔치를 마음껏 누렸다"면서 "아직 단일팀은 어떻게 구성될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고 단일팀을 한다는 이야기만 나온 상황이라 좀 더 지켜봐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