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6월 29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정관용> 정부가 오늘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발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강이 살아나고 있다. 수질, 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물 흐름이 회복됐다. 또 조류 농도는 낮아졌다. 농식물 서식 환경은 개선되었다는 결론이죠. 1년 365일 가운데 320여 일을 금강에 출근하면서 금강 지킴이로 활동하느라고 금강 요정이라는 별명 얻은 분이죠. 오마이뉴스의 김종술 시민기자를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종술>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요즘도 매일 금강 가세요?
◆ 김종술> 네, 지금도 강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선 궁금한 게 4대강 보의 문을 열었다는 게 활짝 열었다는 겁니까, 조금 열었다는 겁니까? 어떤 상태예요?
◆ 김종술> 금강 같은 경우는 3개의 보가 있는데요. 상류 세종보, 공주보를 활짝 열었습니다.
◇ 정관용> 활짝 열었다는 얘기는 그럼 아예 보가 없던 상태와는 또 조금 다른 거죠?
◆ 김종술> 예,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운데 고정보, 고정보는 열 수 없기 때문에 가동보만 열어놓은 상태기 때문에 조금은 저항을 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눈에 보이세요, 1년 사이에 어떻게 변했는지?
◆ 김종술> 확연하게 보입니다. 수문 개방하고 강바닥에 처음에 드러났던 시커먼 뻘이 많이 드러났는데요. 그 뻘이 강물이 세차게 흐르면서 씻겨내려가고 모래와 자갈이 들어오면서 확 변하는 모습이 매일 다르죠.
수문 개방 후 변화된 강의 모습(사진=김종술 기자 제공)
◇ 정관용> 그럼 지금은 뻘이 없어졌어요?
◆ 김종술> 전혀 없어졌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게 다 100% 씻긴 건 아니고요. 한 50% 정도의 뻘이 씻긴 상태에서 상류에서 들어온 모래들이 뻘 위에 얹혀져 있는 상태. 그래서 올여름 장마 때 많이 더 씻겨나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뻘 위에 모래톱들이 만들어지는군요.
◆ 김종술> 맞습니다. 서너 평에서 넓게는 크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옛날에는 거기가 넓은 모래톱이었던 곳인데, 그렇죠?
◆ 김종술> 예, 맞습니다.
◇ 정관용> 이게 조금씩 복원되면서 생태계 변화는 어떤 것들이 눈에 띕니까?
◆ 김종술> 모래톱이 만들어지니까 물속에 물고기들도 돌아오고요. 물고기가 돌아오니까 새들도 돌아오고 야생동물들도 돌아오고 거기에 또 사람들까지 찾아서 돌아오고 있는 형태입니다.
4대강 수문 개방 후 돌아오는 생물들(사진=김종술 기자 제공)
◇ 정관용> 그전에 뻘이 가득 찼을 때는 냄새도 심했죠?
◆ 김종술> 냄새도 심했고 우리가 예전 시궁창에서 볼 수 있었던 실지렁이, 붉은깔따구. 그러니까 그런 곳에 사는 수생태, 최악의 지표종들만 가득했는데 요즘에는 수문이 열린 곳에서는 좀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냄새도 안 나고.
◆ 김종술> 네, 냄새도. 전혀 안 나지는 않은데 세종 같은 경우는 냄새가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되고요. 지금 중간지점의 공주보 같은 경우는 아직도 냄새가 한 절반 정도는 묻혀 있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금강요정이라는 별명 갖고 계셨는데 요즘은 희망이 아빠라고 불리신다고요.
◆ 김종술> 그 모래톱에 최근에 모래톱을 걷다가 조그마한 엄지손가락 크기의 알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꼬마물떼새 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꼬마물떼새 알을 3일간 지키면서 낚시꾼들이 출입을 하니까. 출입을 못 하게 지키면서 부화해서 깨어나는 모습까지 그걸 좀 공개를 했더니 사람들이 저한테 희망이 아빠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꼬마물떼새 새끼가 희망이로군요.
◆ 김종술> 저한테는 금강의 희망이었습니다.
김종술 기자는 금강의 희망이라는 의미로 수문 개방 후 태어난 꼬마물떼새에게 '희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김종술 기자 제공)
◇ 정관용> 또 금강에서도 재첩이 발견됐어요?
◆ 김종술> 네, 맞습니다. 지난 23일날 하중도에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제가 처음으로 투명카약을 타고 들어갔는데요. 거기에 쌓여 있는 모래들은 물고기 비늘처럼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얇은 여울도 만들어져 있고요. 그 모래를 제가 파헤쳤더니 거기에서 아직 크지는 않은데 재첩 새끼들, 치어들이 상당량이 자라고 있더라고요. 저한테는 희망이 다음으로 똑같은 그런 금강의 굉장히 희망적인 징표였습니다.
◇ 정관용> 과거에 4대강 공사하기 전에는 금강에 재첩이 많이 있었습니까?
◆ 김종술> 그랬죠. 4대강 사업 전에는 금강에 다슬기라든가 재첩, 이런 게 굉장히 많았죠. 그리고 농민들이 일하다가 반찬이 없을 때는 지금처럼 해가 떨어질 무렵에 강에 가서 이렇게 잠깐 한 30분 주우면 한 소쿠리씩 잡아가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4대강 보 설치된 후에는 없어졌다가.
◆ 김종술> 그렇죠. 4대강 보가 막아지고 수심이 굉장히 깊어지면서 재첩이라든가 다슬기 이런 조개류들은 다 없어지고 그 뻘층에만 사는 굉장히 큰 어패류 그런 종만 돌아왔죠.
◇ 정관용> 그런데 물이 흐르고 나니까 다시 또 재첩이 나오더라.
◆ 김종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자연의 회복력이라는 건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 김종술> 저도 상당히 많이 놀랐는데요. 이렇게 빠른 시간에 그렇게 재첩이 돌아오고 할까 그렇게 고민을 했었는데 다니다 보니까 굉장히 매일매일 바뀌는 상황이 보이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백제보는 지금 수문이 닫혀 있다고요?
◆ 김종술> 네, 맞습니다.
4대강 보 현황(자료사진)
◇ 정관용> 거기는 왜 그렇다고요?
◆ 김종술> 지난해 11월에 1차 개방을 했는데요. 1차 개방할 때 인근 백제보 인근에 4대강 사업 이후에 기형적인 농민들 농법이 하나가 생겨났습니다. 수막재배라고. 그게 비닐하우스를 두 개를 짓고 안에 지하수를 끌어서 물을 뿌리는 방식인데요. 지하 수위가 많아지니까요. 그런데 그 농민들이 수문개방으로 지하 수위가 떨어지니까 피해를 봤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전 4시까지 농민들이 내일 추가 개방을 하겠다라고 발표했거든요, 정부에서. 그래서 아까 조금 전 4시까지 농민들이 백제보에 모여서 집회를 하고 수문개방 반대를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보를 막아서 수위가 높아지면 주변의 지하수가 높아지는 거죠.
◆ 김종술>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 지하수를 끌어다가 농사를 짓는 새로운 농법으로 비닐하우스들을 만들어놨는데 거기 피해가 온다, 이 말씀이군요.
◆ 김종술> 그렇죠. 그 이유가 강바닥을 모래만 준설 안 했어도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데 강바닥에 모래를 한 4m 정도 준설을 했잖아요, 깊게. 그렇다 보니까 이 모래가 사라지면서 강에 물을 저장할 공간도 없어지고 떨어진 만큼 수위가 한꺼번에 쭉 떨어지다 보니까 농민 피해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 정관용> 그분들의 피해 하소연도 또 나몰라라 할 수가 없는 거죠.
◆ 김종술> 맞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거기에 지난해 11월이니까 충분히 대처하고 농민들한테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미뤄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늘 현장에서도 환경부 직원들도 나오고 했었는데 너무 이제야 보상해 주겠다. 주민대책위 꾸리면 우리 TF팀을 만들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농민들은 화가 나는 거죠. 농민들 그분들도 주장하는 건 딱 하나입니다. 우리도 4대강 수문 보 개방하는 더 찬성한다. 단 농사 짓는 것에 대해서 피해를 주지 말아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입장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지하수를 끌어서 썼다면 그거 지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대비해서 강에서 물을 그쪽에 댈 수 있도록 하는 조치 같은 거를 취하면 될 건데. 그렇죠?
◆ 김종술> 맞습니다. 오늘 또 농민 중의 한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강물을 끌어서 우리 농사 짓는 데 피해 없게 해 달라. 왜 이런 피해가 나타나는데 계속 수문만 개방하겠다라고 하고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다라는 말만 계속하느냐 그런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그분들은 이제 4대강 보 공사 이후에 새로운 농법이라고 하셨잖아요. 그 새로운 농법 말고 기존에 농사 짓던 분들은 혹시 수문을 연 것 때문에 농수 확보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그런 문제가 심각해진 건 없습니까?
◆ 김종술> 없습니다. 지금까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 세종보, 공주보 수문이 열려 있는데요. 인근 강에서 물을 뽑아쓰는 펌핑 시설에 조금 보강공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물을 취수하는 데는 전혀 지금까지 하자는 없고요. 그리고 농민들이 일단 강물이 수위가 떨어지니까 혹시 물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만 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부족하지는 않다.
◆ 김종술>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엄청난 돈을 들여서 보를 왜 막은 겁니까? 문 다 열어놔도 아무 문제도 없는데.
◆ 김종술> 맞습니다. 그래서 4대강 사업 자체가 사실은 흐르는 물을 막아서 수질을 살리겠다라고 했던 것 자체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도저히 태어나지 말아야 될 4대강은 괴물이었죠.
수문 개방 전, 금강 공주보 상류에서 발견된 붉은깔따구. 붉은깔따구는 4급수 오염지표종이다.(사진=김종술 기자 제공)
◇ 정관용> 정부는 올 연말까지 모니터링 다 진행하고 올해 말 처리 계획을 확정짓겠다고 하는데 김종술 기자는 보 다 허물어버리자 이런 생각이신 거죠?
◆ 김종술> 맞습니다. 그건 제 주장뿐만이 아니고 지역에 사는 농민들, 주민들이 저 보가 문제다라고 얘기를 하고있습니다.
◇ 정관용> 최종 결정 기다려봅시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종술> 고맙습니다.
◇ 정관용> 금강요정 오마이뉴스의 김종술 시민기자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