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체부의 특정감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상항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왼쪽). 사진은 지난해 성적 우수 포상 시상식에서 김보름과 함께 한 모습.(자료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를 받은 대한빙상경기연맹 김상항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맹 고위 관계자는 28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 회장이 최근 문체부 감사 결과 관리단체 지정 권고까지 받은 상황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공식 사퇴는 아니지만 향후 연맹 행정에 대한 당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평창올림픽 이후 전명규 부회장의 전횡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문체부 감사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에서 연맹은 폐지된 상임이사회 제도를 운영하며 전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국가대표와 지도자 선발, 경기복 선정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운영 사례가 적발됐다.
이외에도 문체부는 지도자의 폭행 사건 등 이번 감사에서 수사 의뢰 2건, 징계 요구 28건(징계자 18명), 부당지급 환수 1건, 기관 경고 3건을 비롯해 총 49건의 감사 처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당시 회견에서 노태강 문체부 차관은 "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할 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연맹은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 마감 시한인 27일 관련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이의 신청을 완료했다. 이의 신청 결과와 별개로 김 회장은 문체부의 압박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 집행부가 연맹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97년 이후 연맹 회장사였던 삼성 그룹이 손을 놓는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1997년 박성인 삼성스포츠단 단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뒤 21년째 연맹 회장사로 약 220억 원을 투입해 한국 빙상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삼성이 최순실 사태와 깊숙하게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여기에 문체부가 연맹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삼성이 회장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연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들은 바가 없다"면서 "일단 김 회장이 물러나면 이사회가 소집돼 후임 회장에 대한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육계에서는 삼성에 이어 다른 대기업이 연맹 회장사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