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낳은 세계적인 공격수였던 게리 리네커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서독에 패한 뒤 여전히 회자되는 독일 축구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28년 뒤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패해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조별에선에서 탈락하자 자신의 발언을 역사 속으로 흘렸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한국의 승리는 축구계의 오랜 명언도 바꿨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잉글랜드와 서독의 준결승. 당시 잉글랜드는 정규시간 90분 동안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게리 리네커는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공을 쫓아 90분 동안 달리고 나서는 언제나 독일이 승리하는 경기”라며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결국 잉글랜드를 꺾고 결승에 오른 서독은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 트로피까지 들었다. 리네커의 발언이 충분히 이해되는 결과였다.
통일 이후 잠시 주춤했던 독일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까지 4회 연속 준결승 진출이라는 위대한 성과를 이어갔다.
하지만 리네커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자신이 했던 ‘축구 명언’을 두 번이나 수정했다.
지난 24일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독일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 2대1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리네커는 자신의 발언을 살짝 고쳤다.
그는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82분간 공을 쫓아 달리고 후반 37분에 독일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해서 남은 21명이 다시 13분을 쫓아 달려도 어쨌든 ‘망할(F***)’ 독일이 승리하는 경기”라고 내용은 조금 달라져도 여전히 강력한 독일 축구를 인정하는 글을 SNS에 남겼다.
불과 3일 뒤 한국이 독일에 2대0으로 승리하자 리네커는 다시 한번 자신의 축구 명언을 수정했다. 앞선 스웨덴전 승리 후 내용을 살짝 수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완전히 자신의 발언을 뒤엎는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