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2012년 대선 당시 군의 '댓글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하(65)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에 대해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박상옥 대법관)는 28일 군형법상 정치관여,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단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 또는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은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게시글의 내용 자체는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도 사실관계의 성격, 글의 게시 목적과 동기, 전체적인 맥락 등에 비춰볼 때 주된 취지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라는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면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 전 단장은 18대 대선 전후 부대원 121명에게 인터넷사이트나 SNS 등에 총 1만1853건의 정치 댓글을 달거나 다른 사람의 글을 옮기는 방법 등으로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관련 증거를 없애거나 허위 진술을 하도록 한 혐의로 포함됐다.
1심은 이 전 단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부대원들이 게시한 1만1853건 가운데 3227건과 이 전 단장이 직접 작성한 470건 중 29건을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이 무죄로 판단한 3256건 가운데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 1732건과 '종북세력을 비난하는 글' 425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해당 게시글이 현직 대통령이나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내용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비판 또는 반대하는 글로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