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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 "상봉안되면 스마트폰 영상 통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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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 대표 "대면상봉 안되면 영상으로"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되는 시대…관련 영상 장비 북한에 지원해야"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선정 컴퓨터추첨에서 당첨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평안북도 철산이 고향인 박성은(95)할아버지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대한적십자사(한적)는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얼마 전 컴퓨터 추첨을 통해 1차 후보자 500명을 선정했다. 찾고자 하는 북측 가족의 생사확인과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최종 100명으로 추려진다.

생존해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5만7천여 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90세 이상 고령자가 1만2390명인데, 추첨 당시 가중치를 부여해 50%로 배정했지만 이번에도 선정되지 못한 고령 이산가족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추첨 당일 참관을 위해 한적을 방문했던 95살의 한 할아버지는 "이제 살면 몇 년 더 살겠느냐"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지만 끝내 탈락하고 말았다.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 대표는 2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19년 동안 만난 이산가족이 4185명인데 이런 상봉 방식으로는 이산가족문제가 어느 세월에 해결되겠느냐"며 "90세 이상 이산가족이 1만 2천명이 넘는데 아마 오늘도 몇 분 돌아가실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100명씩 만나는 지금 방식으로는 이산가족들의 한을 다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심구섭 대표는 "이번 행사가 끝나면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저희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심 대표는 "이전에는 영상 상봉이 있었는데, 대면상봉이 안되면 영상으로라도 상봉할 수 있도록 해줘도 한이 좀 풀린다"며 "물론 손목 잡고 울고 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영상상봉이라도 하게끔 해주는 기자재를 (북한에)지원해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특히 "지금은 스마트폰으로도 영상 전화가 다 된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렇게 상봉이 어려우면 스마트폰 영상 통화로 얼굴을 대하고 엽서와 편지도 주고받는 것으로 바꿔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면적인 생사확인'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런 제도적인 것,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지 100명씩 지금까지 4천명이 만난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는 "북한이 쌀을 지원해주면 군량미로 쓴다는 얘기가 나오는 데 이제는 그런 때가 지나갔다"며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에 영상 장비도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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