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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이름 없는 '의병史' 길어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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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가는 조선에 그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저 아무개다. 그 아무개들 모두의 이름이, 의병(義兵)이다' '원컨대 조선이 훗날까지 살아남아 유구히 흐른다면, 역사에 그 이름 한 줄이면 된다.'

올해 안방극장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 온 tvN 24부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메인 포스터 문구를 통해 1900년대 구한말 의병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구한말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힘겨루기 탓에 국운이 기울던 암울한 시기로 익히 알려졌다. 소설·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변주돼 온 고종의 이야기가 이를 방증한다. 이는 결국 우리에게 '패배의 역사'로 인지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등에서 전하듯이 당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의병 조직은 이후 항일 독립군 등으로 명맥을 이어오며 우리네 저항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의병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스타 감독과 작가, 호화 배우진은 이를 위한 절묘한 포석이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합작했던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 배우 이병헌·김태리·유연석·김민정·변요한.

26일 서울 논현동에 있는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연출자 이응복 감독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 넘어 가기 전, 1905년에 끝까지 항거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역사적으로 남아있지 않았다"며 "이 점이 비슷한 근대사를 다룬 작품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올라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군 신분으로 조선에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배우 변요한(왼쪽부터), 이병헌, 김태리, 김민정, 유연석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tvN 토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기서 극을 이끌어갈 캐릭터의 면면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 없는 의병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직조해 갈지 엿볼 수 있도록 돕는다.

△조선에서 노비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건너가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살게 된 미 해병대 대위 유진 초이(이병헌) "격변의 시대,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꽃 속으로. 한 걸음 더" △강인한 내면을 지닌 조선 최고 명문가의 딸 고애신(김태리) "낭만의 시대, 어차피 피었다 질 꽃이면 제일 뜨거운 불꽃이고 싶었다" △백정으로 태어나 일본 제국주의를 떠받드는 우익단체 흑룡회 한성지부장으로 조선에 돌아온 구동매(유연석) "상실의 시대, 검은 새 한 마리를 쏘았지. 다시는 날지 말라고" △일본인 남편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호텔 글로리 사장 쿠도 히나(김민정) "맹랑한 시대, 칼로도 밸 수 없는 것들이 있지. 의롭고 뜨거운 마음 같은 거"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룸펜이자 고애신의 정혼자인 김희성(변요한) "명랑한 시대, 위험하면 달려와 숨으시오. 그게 내가 조선에 온 이유가 된다면, 영광이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 흥미를 느낀 건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장 격변기였던 시기 자체가 굉장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고, 캐릭터 역시 한국 드라마에는 처음 나오는 인물이라는 점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지점이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다음달 7일(토) 밤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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