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오후 경기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2018-06-13
미 행정부에서 북한에 구체적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란 발언이 나왔지만, 북미 간 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겠지만,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세부적인 로드맵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전화인터뷰에서 마이크 장관은 앞으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예로 들면서 “높은 수준의 워 게임(war game)을 중단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나 미국이 취한 각각의 조치들은 협상이 신의 있게 진행되고 생산적인 결과가 달성되는 한에서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협상 과정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이 협상에 진정성 있게 나서지 않거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언제든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과 같은 조치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timeline)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0년간 북미가 갈등을 빚어왔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지 2주도 안된 시점에서 “북한에 세부적인 로드맵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전날 미 국방부의 한 관리가 기자들에게 ‘북한에 특정한 요구와 함께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나온 ‘시간표’ 발언으로 조만간 열릴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이 비핵화의 시한을 설정하면서 압박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폼페이오 장관 자신도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인 ‘2년 6개월 안에 북한의 주요한 무장해제를 볼 수 있길 희망한다’며 북한에 시간표를 제시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조만간 열릴 북미 후속 고위급 회담을 이끌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비핵화 시간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은 다소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 발 '시간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이날 국방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국방부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과의 외교적 과정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특정한 시간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화이트 대변인은 "국방부 관리의 북한 관련 발언은 오로지 군사적 측면에 대한 것이며, 이는 주요 훈련의 무기한 중단이나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위한 수송 지원 등과 관련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처럼 미국이 시간표 제시 발언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사전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에서는 미 정부 관계자들이 이미 북한에 들어가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작업과 고위급 회담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