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의 친인척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구의원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구의원은 한국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공천 심사를 받았으며, 이 의원은 해당 위원회의 간사이자 심사위원이었다. 한국당 당규엔 공천위원은 친인척 관계인 공천 신청자에 대해선 심사를 할 수 없어 당규 위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공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당 서울시당은 지방선거 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도마에 오른 인물은 서울의 비례대표 마포구의원에 한국당 소속 정혜경(63) 씨다. 한국당 게시판에는 지방선거 전인 지난달 23일에도 정 구의원의 공천을 문제삼는 게시글이 올라왔었다.
그가 이은재(서울 강남구병·재선) 의원 친남동생의 부인(올케) 아니냐는 지적과 정 구의원의 주소지가 마포로 알려져 있지만, 실거주지가 아니라는 위장전입 의혹이 주된 내용이다.
이은재 의원 관련 문제제기 글이 올라온 자유한국당 게시판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친동생의 부인이 아닌 '이복 동생의 부인'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동생이 아니고, 이복 동생이다. 그래서 그동안에 잘 만나지도 않았다. 몇 년을 거쳐서 오고간 적도 없고, 시도당에서 만난 게 전부다"라며 "최근에 만난 건 제가 강남(지역구)에 나갔을 때 그 때 한 번 저를 찾아왔다. 선거를 한다고 여러 사람과 같이. 그 때 만난 게 제일 최근에 만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저와 인척이기 이전에 우리 시당에서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많이 해온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구의원은 이 의원의 지역구인 강남구병에서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이 의원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정 구의원은 통화에서 "저와 (이 의원은) 아무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 구의원을 공천한 한국당 서울시당 공관위에서 위원 겸 간사를 맡아 활동했다. 이 의원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이 분(정 구의원)도 같이 심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공천 심사과정에 참여한 또 다른 위원도 이 의원이 정 구의원에 대한 심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 규정(당규) 제 9조를 보면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비례대표 공천위원회 포함)의 위원장 및 위원이 공천 신청자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에 있는 경우 당해 신청자의 심사에서 제척한다고 돼 있다. 이 의원이 당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의 핵심 관계자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이 의원이 정 구의원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아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은 별 말씀이 없었다. 만약 (관계를) 얘기했다면 우리가 제척사유로 제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다른 위원들에게 관계를) 얘기를 안 했다. 이유는 그게 잘못하면 사적 공천이 되잖느냐"고 말했다. 그는 "당초에 저는 그 분(정 구의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추천했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논란의 지점은 서울시당 공관위가 이 의원과 정 구의원의 관계를 지방선거 이전에 인지하고도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당 최고위원회 의결로 공천이 확정된 이후에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됐다"며 "공천에서 떨어지신 분들이 얘기를 해서 알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당을 비롯한 한국당 내에선 정 구의원을 둘러싼 위장전입 의혹도 터져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 구의원의 주소지는 서울시 마포구로 돼 있다. 그러나 이 곳이 실거주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국당의 서울 마포갑 이규진 당협위원장도 통화에서 "사무국장을 통해 들은 바로는 (해당 주장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구의원은 "이상한 사람들을 다 보겠다"며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