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떨군 리오넬 메시의 축 처진 어깨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2018 러시아월드컵에 우리가 알던 아르헨티나는 없다.
아르헨티나는 ‘죽음의 조’로 평가됐던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D조에서 아이슬란드와 1차전 1대1 무승부에 이어 크로아티아와 2차전 0대3 패배로 16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의 준결승부터 4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와 준결승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만큼 공식 기록은 무승부다. 여기에 독일과 결승에서는 패하며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4년 뒤 러시아에서 열린 월드컵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2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또 아르헨티나의 0대3 패배는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8강에서 독일에 당한 0대4 패배 이후 월드컵에서 당한 가장 무기력한 결과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아르헨티나가 패할 수밖에 없었던 당연한 이유는 메시의 부진도 한몫했다. 이 경기에서 메시는 총 49차례 볼 터치에 그쳤다. 지금까지 메시가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70분 이상 소화한 경기에서 가장 적은 볼 터치다. 메시의 부진은 곧 아르헨티나의 부진이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과 2차전에서 연이어 실점한 것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조별예선 1차전에 3대1로 승리했고, 이탈리아와 2차전은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결국 월드컵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32년 만에 같은 기록이지만 아르헨티나가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아르헨티나는 2경기 연속 실점을 하는 동안 승리가 없다. 얻은 승점이라고는 고작 1점이 전부라 남은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물론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초반 2경기에 승리하지 못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