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CEO (사진=인스타그램)
사진·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동영상 콘텐츠 허브 플랫폼을 공개하고 유튜브와 전쟁을 선포했다. 인스타그램은 20일(현지시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IGTV'를 론칭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BBC가 보도했다.
IGTV는 인스타그램에서 장편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앱이다. 기존 최대 60초 제한이 풀리고 4K(초고화질) 제작이 가능해졌다.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런칭 행사에서 "여기 오기까지 8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왔다. 믿을 수 없는 우리 커뮤니티의 헌신 덕분에 IGTV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IGTV는 모바일 퍼스트, 단순, 품질 그 자체"라고 말했다.
IGTV의 특징은 기존 동영상 플랫폼과 달리 4K 세로 촬영만 지원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평소 세로 그립 그대로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된다.
IGTV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되며 뉴스피드에 노출되지는 않지만 전용 섹션을 통해 손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IGTV에 유튜브처럼 '제작자(Creator)'라는 표현을 강조하지만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만들고 올릴 수 있다. 다만 처음 사용하는 이용자는 10분 제한이 있고, 팔로워가 많은 일부 셀럽의 경우 1시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은 이같은 시간 제한을 곧 폐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제한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IGTV는 광고가 없지만 향후 광고 도입이 유력해보인다.
시스트롬 CEO는 공식발표 이후 언론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IGTV는 현재 광고가 없다. 지금은 참여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것(광고)은 분명히 합리적이며, 크리에이터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상 유튜브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IGTV는 인스타그램 연동뿐 아니라 유튜브처럼 독립형 앱으로 사용된다. 대신 PC나 TV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와는 선을 그었다.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지금까지는 모바일 기기의 인스타그램 앱을 통해서만 동영상을 게시할 수 있었다. IGTV를 통해 손쉽게 업로드가 가능하고 유튜브처럼 웹사이트나 다른 플랫폼에 공유할 수 있는 고유 링크가 제공된다.
자신의 동영상이 저장된 별도의 채널도 갖게 된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면 앱 업데이트 이후 채널이 자동 생성된다.
IGTV 방식이 유튜브와 흡사하다는 지적에 시스트롬 CEO는 "IGTV는 더 매력적이고 더 감성적"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인스타그램은 모든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규정을 두고 특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불법적이거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트롬은 사용자가 폭력적이거나 지나친 노출, 차별, 증오 등의 콘텐츠를 게시해서는 안되지만 사용자가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동안 이를 사전에 파악해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유튜브는 유명 유튜버인 로얀 폴(Logan Paul)이 일본의 한 숲에서 자살한 남성의 시신을 보여준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사과하기도 했다.
시스트롬은 "우리는 인스타그램이 안전하고 친근하고 친절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용자수 10억 명을 향해 약진하는 인스타그램이 15명이 넘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래폼 유튜브를 위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GTV는 이날부터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