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 (자료사진=노컷뉴스)
한국 축구 팬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제스쳐를 해 빈축을 산 디에고 마라도나(58·아르헨티나)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차별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마라도나는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수많은 팬 가운데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나를 촬영하는 아시아 소년을 보고 놀랐다. 아시아 사람들이 우리를 응원해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게 전부다"라고 적었다.
마라도나는 "나는 월드컵에서 사람들이 어디에서나 뉴스거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 점만큼은 분명히 하고 싶다"며 자신의 행동은 확대해석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라도나는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하고 싶었는지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3개 언어로 글을 적었다. 인종차별적인 행동이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관람하다가 인종차별적인 제스쳐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마라도나의 기행은 현장 취재 기자의 SNS와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재키 오틀리 BBC 기자의 SNS에 따르면 몇몇 한국 축구팬이 마라도나를 향해 “디에고”라고 외쳤고 마라도나는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고 손 키스도 날렸다. 문제는 다음 동작이었다.
마라도나는 자신을 반기는 한국팬을 향해 눈을 좌우로 찢는 인종차별적 행동까지 하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눈을 찢는 행동은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여겨진다.
현장 기자들은 그 모습을 지켜본 모두가 마라도나의 반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입을 모았다.
마라도나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다면 다음과 같다.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아시아 축구 팬이 경기장에 있다는 사실에 크게 고무된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와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줘 고맙다는 마음을 그들에게 전하려고 아시아인을 떠올리게 하는 눈 찢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구차하고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한편, 마라도나는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마라도나는 "오늘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매우 힘든 날"이라며 "첫 경기라 긴장했다. 경기장에서 흡연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변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