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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밀실' 의혹 살만한 포스코 회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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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주인인 주식회사 포스코의 인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외부인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

민영화 된지 18년 된 민간 기업에 '국민 기업' 감투를 씌워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외압일 수 있다.

권오준 회장의 중도하차에 따른 후임 인선 역시 마찬가지다.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정한 룰에 따라 처리하면 그만이다.

마침 포스코는 CEO승계카운슬로 시작되는 총 6단계의 회장 선임 방식을 갖추고 있고,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잡음이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초·중교 동창인 K 전 사장을 민다는 소문에 이어, P사장이 부산 모 고교 출신임을 매개로 유력시된다는 설 등이 나돌며 혼탁함을 더해가고 있다.

급기야 승계카운슬이 "일부 언론에서 정치권 연관설, 특정 후보 내정 혹은 배제설 등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어 CEO 후보 선정 작업에 악영향을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 난맥상을 외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포스코가 간과하는 점이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회장 인선 작업에 나서며 "내부 선임절차를 엄정히 준수하면서도 국민의 기대를 감안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권오준 회장은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후임 선임 절차 불개입 방침까지 천명했다.

그런데 이런 약속들이 지금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CEO승계카운슬은 지난 12일 제6차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11명으로 압축했다고만 밝힐 뿐 후보군의 면면은 물론 향후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며칠 전 8명으로 결정했다던 외부 후보군을 돌연 11명으로 늘린 뒤 이 가운데 6명으로 다시 압축했다고 밝힘으로써 의혹을 자초했다.

포스코는 "검토 대상 외부 후보자의 Pool(범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가 추천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5월 말까지 마치기로 했던 외부 후보군 발굴 방침을 바꾸고 뒤늦게 대상자를 추가한 것은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승계카운슬 입장에선 나름대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투명성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한 이를 검증할 방법은 없다.

일각의 의혹 제기가 허튼 낭설, 또는 의도적인 흑색비방임을 확인시키려면 최소한의 투명성 확보가 불가피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이뤄진) 승계카운슬은 우리도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물어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독립적 판단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승계카운슬과의 접촉마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까 조심스러워 하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포항시민연대 같은 단체는 승계카운슬 자체가 전임 회장 시기에 선임된 인사들인 만큼 새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경북대 허문구 교수는 "(회장 후보가) 적어도 5배수로 압축됐을 때는 면면을 공개해야 한다"며 "개개인에는 부담이겠지만, 회장 되고 나서도 외부 의혹을 불식하고 경영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대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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