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 당일인 13일 사실상 '전패'라는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라는 짧은 영어 문구를 올렸다.
이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으로,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좌우명으로 삼고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에 내걸었던 문구다. 사실상 '참패'라는 '사전 성적표'를 받아든 홍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도 해당 문구에 대해 "해석에 맡기겠다"며 14일 오후로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홍 대표의 입장이) 페이스북 글에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6석 이상 사수와 대구시장, 경남지사 선거 등에 자신의 당권을 걸겠다고 공언해 온 바 있다. 그는 막판 판세 점검 땐 대구와 경북은 물론, 부산과 울산, 경남과 경기까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의 선전을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 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광역단체장 2석 우세에 그쳤고 민주당은 14석 우세를 보였다. 재보궐 선거 결과도 1석 우세에 그치면서 한국당은 그야말로 침몰 수준의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뒤 한국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됐던 종합상황실에서 20여 분 만에 빠져나갔다. 홍 대표는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다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아마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건 처음"이라며 "말이 필요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