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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결국 쌍중단…중국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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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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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돌파구 뚫은 것에는 긍정 평가
비핵화 표현 여전히 모호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성급 비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만나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비핵화 방식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진다면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결국 중국이 요구한 '쌍중단'의 모양새가 됐다며 '중국이 승리한 회담'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비판보다는 북미 간 후속회담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과 백악관 방문 등으로 이어질 진전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외교적 돌파구 뚫었지만…모호한 비핵화는 문제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일단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70년에 가까운 적대 관계 속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만났다는 점에는 평가가 일치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 외교적 돌파구를 열었다는 점은 성과라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양 정상이 가시돋친 말전쟁을 벌이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상황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평가했고. CNN 방송도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전쟁 공포가 팽배했는데 이제는 평화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적이라 할 만하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회담의 결과로 보면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미국은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없는 한반도 비핵화(CVID)'가 목표라고 누차 강조해왔는데 공동선언문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만 담겼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을 양도하겠다는 특정한 의지 표현이 없었고 비핵화 시간표도 안 나왔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즈도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과거 미국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 그 이상의 것은 이끌어내지 못해 '과거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대사는 이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반응은 '실망'이다"라고 첫문장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갈루치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 탄도미사일과 미사일 개발 역량 등을 최대한 투명하게 제거하도록 계속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북한에게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보다는 그저 비핵화 달성의 큰 그림만 받은 상태'라면서, "90년대에도 비슷한 그림이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다를까"라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 "협상 지렛대 상실"…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에 비판 집중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로 이동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이한형 기자)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부분에 우려와 비판이 집중됐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분석하는 싱크탱크들의 컨퍼런스 콜(전화 좌담회)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아틀랜틱 카운슬에서 잇따라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예외없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결국 중국이 요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즉 쌍중단에 동의하는 모양새가 돼서 결과적으로 "중국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한국과 크게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곧 비핵화 관련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급의 후속회담이 있을텐데 후속 회담에서의 중요한 협상 지렛대를 하나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회담의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껏 기대감을 심어줬던 것에 비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지고, 특히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너무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빅터 차 석좌는 일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고위급과 후속회담을 갖기로 했고, 오는 8월에 있을 을지 포커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위한 한미 간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고,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서너 곳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오는 9월 유엔총회에 초청하면, 자연스럽게 워싱턴 백악관 방문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여름철 몇 달 동안 좀 더 진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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