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12일 저녁 경기도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의 마지막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신병근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수원지역에서 13일 선거운동의 대장정을 마쳤다.
쉬어 있는 목소리...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살 빠진 외양은 수도권 여당 유력후보의 험난했던 대장정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쉰 목소리에서 나오는 마지막 외침은 한(恨)이 서려 있었다.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거센 '여배우 스캔들' 의혹의 파장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당당함을 주장했다. 주장의 '날'은 더 예리해져 있었다. 특유의 톡쏘는 '청량감'은 항변의 무기였다.
박광온·양기대 상임선대위원장, 백혜련·김영진 국회의원들이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연단에 올라 마지막까지 이 후보에 대해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 '힘내세요'로 바뀐 응원·· "죽지 않는다. 포기 않는다. 굴복 않는다"마이크를 건네받은 이 후보의 못다한 말, 한 서린 외침에 지지자들은 반응했고, 그의 쉰 목소리의 '날'은 유세장에 울려 퍼졌다.
이 후보는 "이제 마지막 유세다.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촛불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내일은 붓뚜껑을 들고 지방의 적폐세력을 청산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의 공영개발로 시 재원을 확보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당 시장이 됐더라면 그들이 해먹었을 것이다. 룸싸롱에서 즐기면서 뇌물이나 주고 하면서 특혜를 얻고 그만큼 우리는 손해를 봐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유세를 다니면서 얼마전까지 '지지한다', '응원한다'는 분들이 요즘은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이런다"며 "걱정하지 말라.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않는다. 굴복하지 않는다"고 절규에 가까운 외침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배경, 정치적 후광없이 이 몸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나의 에너지 원천은 국민의 신뢰와 기대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켰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다. (그래서) 실적을 성남에서 만들었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부탁했다.
이 후보는 또 "밥그릇도 쓰다가 철이 지나면 바꾼다. 깨져서 물이 새는데 좋은 그릇이 있는데도 깨진 그릇을 계속 쓰겠나. 거짓을 믿지말라. 다 깨진 거 우리는 다 알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도지사 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후보의 연설에 지지자들의 호응이 이어졌고, 그는 "오랜세월 누려왔던 정치권력은 이재명이 되면 다 잃게 된다. 그러니 내가 도지사가 되면 좋겠나. 그래서 목숨고 막고 있는거다. 근거없는 얘기로 마타도어를 해대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이 포기할 것 같나? 결코 좌절 않는다. 굴복 하지 않겠다"며 최근 눈덩이 처럼 커진 의혹을 재차 부정한데 이어 승리에 대한 결의를 다짐했다.
이어 "이재명도 믿지마라. 정치인의 말 믿지마라. 말이 아닌 살아온 과거를, 약속을 지켰는가를, 신념과 가치가 뚜렿한지를, 일관성을 보고 판단하라. 어린시절 불공평한 구조속에서 팔이 비틀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재명의 꿈은 굽은 팔로 굽은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었다. 외롭다. 여러분이 근간이고 원동력" 이라고 말하며 또 다시 지지를 당부했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선거운동원들을 대상으로 격력의 시간을 갖고있다.(사진=신병근 기자)
◇"풍랑이 쳐도 강물은 갈 곳을 향해 간다"…'대세론' 지속 확신로데오거리 연설 후 선거캠프 내부에서 오후 10시께부터 진행된 마무리 유세에서는 이 후보의 아직 못다한 말과 함께 선거운동원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자. 이제 끝났구나 하는 사람 있으면 생각을 바꿔라. 고생했다. 나와 선거하는거 독특하고 힘들지 않았나? 새로운 정치의 전형을 만들어 가는중" 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큰 호수안에 자그마한 산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 산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가장 높은 곳은 물속이라고 생각한다. 물에 가장 가까운 곳이 민중적인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변방이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그 곳에 우리가 있을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평소 소신을 차분히 전했다.
이 후보는 또 "저항을 넘어서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힘들 수 밖에 없다. 힘들지 않으면 잘못 가는 거다. 남들이 가지않는 해야할 길이기에 같이 손잡고 가는 것 아닌가. 여러분이 이재명이고, 이재명이 여러분" 이라고 선거운동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께 드리는 말이라며 "자꾸 내일 이길 것 같냐고 물어본다. 나도 모른다. 진들 어떡할 것이며 이긴들 어떡할까. 국민들 선택이다. 국민의 도구가 되고자 했던 것이지 지배자가 되려고 했던게 아니다. 주인(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결과가 어떠하든지 순응할거다.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할일이 한두개 인가. 그러나 합리적 선택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과정에서 역류가 발생하고 소용돌이, 풍랑이 쳤지만 결국 강물은 갈 곳을 향해 그냥 간다. 바람으로 바꾼다고 해서 흐름은 바꾸지 않는다. 국민의 선택은 우리의 예상대로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등 '대세론'이 지속될 것임을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