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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는 법원…고심하는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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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15년 미만 젊은 판사들은 '검찰수사' 적극 주장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재판독립 문제' 등 사실상 수사 반대
지켜보겠다던 김명수 대법원장, 전국법관대표회의 앞두고 고심 깊어져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 의혹을 두고 젊은 판사들과 고참 판사들 사이 의견이 명확히 갈리는 모양새다. 각계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젊은 판사들 선공 "양승태 사법부 수사하라"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하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박근혜 당시 대통령께 보고하며 상고법원 입법을 추진하려한 정황 등을 발표했다.

이에 여론은 '사법부 독립성'을 문제 삼으며 들끓었다. 김 대법원장은 수차례 "법조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밝혔고, 양 전 원장에 대한 형사고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자 지난달 31일 의정부지법을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남부지법에 있는 단독·배석판사들이 판사회의를 열었다. 일선 단독·배석판사는 주로 판사 경력 15년 미만의 젊은 판사들로 이뤄져있다.

이들은 사법부 위신을 뒤흔든 현 사태에 대해 검찰수사까지 촉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폈다. 서울가정법원 판사들은 특별조사단이 보고서에 인용하기만 한 파일 원문의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지난 5일, 특별조사단이 앞서 조사결과 보고서에 인용한 90개 문건과 인용하지 않은 8개 문건 등 모두 98개 문건을 공개했다.

공개한 문건에는 '세월호사건 관련 적정관할법원 및 재판부 배당방안', 'BH(청와대) 민주적 정상성 부여 방안', 'VIP(대통령) 보고서' 등 해석에 따라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고참 판사들 후공 "검찰수사는 안 돼"

그러자 이번엔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판사경력 20년 이상의 중견법관들이 '검찰수사 신중론'을 주장하며 현 사법부 내홍사태를 자체 봉합하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판사회의를 열고, 사안에 대해 "책임은 통감하지만 형사고발 등을 할 경우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며 사실상 양 전 원장 사법부에 대한 검찰수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회의내용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다. 지난주 한 고법 부장판사는 "우린 판사회의를 열 움직임도 없다. (이번 일로)자칫 사법부 전체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라며 검찰수사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따라서 오늘(7일) 열릴 전국법원장간담회도 법원행정처장과 각급 법원장 등 고참 판사 36명이 주가 된 만큼, 마찬가지로 '책임 통감'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오는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법원 내부 의견이 '수사하자'와 '그만하자'로 나눠진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지난 5일 열린 사법발전위원회의에 직접 참석해 외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당수의 위원이 검찰 수사 등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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