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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피해' 차성안 "UN에 진정도 제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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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30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차성안 판사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정관용> 지난 금요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세 번째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법관 사찰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었다, 이런 셀프 면죄부를 줬죠. 그런데 또 발표된 문건들에 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청와대 사이에 수상한 거래 정황이 담긴 문건들이 다수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파장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이 사찰 피해 당사자고요.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계신 판사죠. 차성안 판사,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나왔습니다.

◆ 차성안>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난번에 2차 조사 결과인가 나오고 나서 저희 프로그램에 나왔었죠. 그때는 차성안 판사가 대학 시절에 누구랑 친했다, 이런 내용들이 거기 포함되어 있었죠?

◆ 차성안> 제 대학 시절에 어떤 활동을 했던 것들, 그런 것들을 적어놨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번 3차 결과 발표 보니까 차성안 판사의 재산 변동 내역하고 채무 변동 이런 것도 조사가 됐더라고요.

◆ 차성안> 제가 고위 공무원이기 때문에 매년 신고를 하거든요. 그런 것들을 다 뒤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왜 뒤졌을까요? 재산하고 채무를 봐서 뭘 하려고.

◆ 차성안> 사실 임종헌 차장께서는 말도 안 되는 말인데. 제가 재산이 많지 않아서 법관 생활을 오래 못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뒤졌다고 하는데. 조사단에서 그건 허위이고 실제로는 저의 약점이나 이런 걸 잡기 위해서 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실제로 제가 그런 마음을 가지거나 얘기를 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사실 명예훼손적인 내용도 들어 있어서 저는 상당히 격앙 되기는 했었습니다.

◇ 정관용> 명예훼손적 어떤 거?

◆ 차성안> 그러니까 제가 예를 들어서 나가서 돈을.. 전관으로써, 약간 그런 뉘앙스가 있지 않습니까? 법원에 재산 문제 때문에 오래 있지 못한다는 그런 식의. 자신이 그런 저의 약점을 잡기 위해서 저의 재산을 뒤진 것을 모면하기 위해서. 아무리 그렇다고 하지만 그런 공적 조사인데 그런 허위의 발언을 한 건 상당히 좀 제가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자, 이제 차성안 판사 개인에 대한 이런 조사가 지금 논란의 핵심이 아닌 상태가 돼버렸습니다. 청와대랑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뭔가 거래를 하는 듯한 내용들이 잔뜩 들어 있는 문건이 여러 건 쏟아졌잖아요. KTX 여승무원, 전교조 법외노조, 원세훈 사건, 통진당 비례대표 소송건. 그런 건들에 대해서 뭐라고 한 거죠, 한마디로 말해서.

◆ 차성안> 그러니까 사실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 그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보는 게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의 진행 내역을 주심판사나 재판장과 통화해서 심의관이 파악을 한다든가. 사실은 심증이라는 건 되게 내밀한 거 아닙니까? 저는 직무상 비밀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 그리고 선고 시점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사건의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검토보고서를 사법행정권자가 작성을 해서 그 재판부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을 하고.

◇ 정관용> 그러니까 재판의 대상이 된 사건에 대한 사법검토보고서를 법원행정처가 작성해서 담당 재판부한테 줬다.

◆ 차성안> 그렇죠. 원세훈 사건에서 명백히 드러났고요.

◇ 정관용> 그렇게 되면 담당 재판부는 법원행정처는 꽤 센 곳이니까 거기서 본 검토보고서를 무시할 수 없었다?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 차성안> 사실 그런 행위 자체가 재판 개입이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죠.

◇ 정관용> 이 문건에 참 제가 내용을 보다가 보니까 이런 표현이 나와요. 그동안 사법부가 VIP와 BH에, 즉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권한과 재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를 상세히 설명한다. 사법부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곳입니까?

◆ 차성안> 절대 아닙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보고서를 쓰신 심의관과 또 그것을 검토하셨던 분들은 정말 부끄러운 행동을 하신 겁니다.

◇ 정관용> 심의관도 판사죠?

◆ 차성안> 판사입니다.

◇ 정관용> 또 이런 표현이 있어요. 법과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 민감한 정치적 사건 등에서 BH와 즉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물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건 뭘 한다는 얘기입니까?

◆ 차성안> 사실 영화에서처럼 대법원장이나 행정처 고위 법관이 담당 재판부에게 전화해서 청와대가 원하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렇게 할 수 있는 시대는 사실 아닙니다.

◇ 정관용> 그렇게 했다고 쓴 거 아니에요, 이건?

◆ 차성안> 그 방식이 세련되어진 거죠. 그러니까 사건에 직접적으로 이래라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쟁점이 있는데 이건 이런 쪽이 맞지 않을까. 이런 식의 검토보고서를 사법행정 목적에서 쓴 것처럼 쓴 다음에 그걸 재판부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거죠. 그럼 약간 이게 애매모호한 경계의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제 이게 중요한 사건이니까 공보나 아니면 다른 기자들 아니면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전화해서 물어보는 거죠. 사건은 어떤지, 뭐가 쟁점인지, 생각이 어떤지. 그런데 사실 그것이 사건의 예측이 가능하고 그걸 가지고 그런 정보를 가지고 만약에 청와대하고 얘기를 한다면 청와대는 공개된 법정에서 알 수 없는 정보를 주니까 정말로 어떤 걸 많이 컨트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죠.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와 그 관련자 형사고발 기자회견'에서 법원공무원 노조원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정관용> 아니,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통해' 이렇게 나왔어요. 법원이, 법원 행정처가 특정 재판 대상이 된 사건에 대해서 청와대와 사전 교감해야 합니까?

◆ 차성안> 절대 아닙니다. 이건 명백한 법관윤리강령 위반이고. 이런 소문은 사실 저도 들었습니다. 이런 건은 아니지만. 사법 행정권자인 행정처가 자신들이 국회에서 미는 법안 혹은 대법관 임명동의안 이런 것들의 처리를 위해서 사건처리 선고시점을 조절해 주기를 원한다든가 그런 소문은 있었는데 이제 이참에 그런 부적절한 행위들이 명백하게 드러난 부분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공식 문건에 이런 표현까지 들어갔다는 얘기는 비일비재하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차성안> 그러니까 제가 관선변호 미투운동을 제안하면서. 관선변호라는 게 판사가 판사한테 전화하는 그런 잘못된 행태거든요. 제가 특히 강조한 게 행정처가 그래왔던 것을 우리 판사들이 한번 익명 실태조사로 판사 3000명 상대로 조사해 보자, 그런 제안까지 해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3차 조사를 맡은 특별조사단은 법관 사찰은 개인적으로 인정한다. 인사상 불이익은 없었다, 이런 정도 표현을 하는데. 이보다 더 중요하게 문제 삼아야 될 게 바로 이런 법관윤리강령 위반과 같은 청와대와 사전 교감 하에.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걸 단죄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차성안> 제가 그걸 과소평가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 전부터 쌓여왔던 게 이번에 곪아 터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단순한 법관윤리강령 위반 문제뿐만 아니라 이것이 직권남용죄나 직무상비밀누설 같은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가 판사로서 유무죄까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수사의 필요성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직무상 비밀누설, 그렇죠. 재판과 관련된 얘기를 청와대랑 미리 얘기했다면 직무상 비밀누설이죠.

◆ 차성안> 그리고 재판부로부터 알아내는 것 자체가 누설행위가 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이정렬 판사 같은 경우 재판이 끝난 후에 합의부의 평의 내용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거든요. 그건 당연히 비밀가치를 인정하는 걸 전제로 하는 거죠. 

◇ 정관용> 직권남용이라고 하는 건 또 뭐죠? 

◆ 차성안> 간단히 설명하면 직권을 남용해서 두 가지입니다.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면 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대표적으로 저를 사찰하라는 문건을 쓰라는 지시는 결코 적법한 지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위법한 지시에 복종할 의무는 심의관조차 없거든요. 그런데 심의관들은 그런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된 거죠. 그럴 가능성이 분명히 있고.

◇ 정관용> 그 지시를 내린 게 직권남용이다?

◆ 차성안> 그 보고서 작성 행위 자체가 문제인 겁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고 아니면 재판부의 판사는 행정처의 요청으로 선고 기일까지 바꾼 분도 있거든요. 그거는 재판에 관한 고유한 권한의 행사를 방해 당한 거죠.

◇ 정관용> 판사를 정해야 할 선고기일을?

◆ 차성안> 그렇죠.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아니면 이판사판이나 이런 익명게시판 이런 식을 이용했던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KTX 여승무원들의 경우 1심, 2심에서 다 승소했는데 3심에서 예상치 못하게 패소했어요. 이 보고서 같은 데 보면 물론 패소 판결이 난 뒤에 작성된 보고서다.

◆ 차성안> 그건 맞습니다.

차성안 판사(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그래서 그 보고서상에 청와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난 사례 비슷하게 그런 식으로 인용됐다. 그 정도인데 이걸 보면 KTX 여승무원들은 아니, 사전에 이미 그렇게 작업을 한 거 아니냐고 당연히 의심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 차성안> 저도 그 문건을 보고 합리적으로 사실 그걸 읽으면 그렇게 읽히거든요. 협조해 온 사례로 예시를 했고 KTX 사건은 정말 큰 무게를 가진 사건이었습니다. 판사로서 조심스러운 건 원세훈 사건처럼 직접적으로 문제가 됐던 어떤 보고서나 이런 부분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런데 그건 조사대상 범위하고도 좀 문제가 있어서 그 부분은 사실 더 조사가 필요해서 제가 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 정관용> 아직 보고서 중에 공개 안 된 것도 너무나 많다면서요?

◆ 차성안> 그렇기는 한데 범위 자체가 제가 알기로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된 2015년.. 아마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 무렵이어서, 모든 시기를 다 포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이거 이제 어떻게 합니까? 지금 대법원장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마는. 이거 검찰이 법원 압수수색하고 법관들 수사해야 됩니까? 어떻게 합니까?

◆ 차성안> 가장 좋은 모습은 지금의 결과는 특조단의 결론이거든요. 대법원장님의 결론은 아닙니다. 그래서 대법원장님께서 지금 여론을 다 수렴하시니까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믿고. 저는 당연히 여기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하고 그런 강제수사 전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대폭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협조해서 문제를 풀어가고 이제 검찰이 필요하다면 사실 저희가 진술을 듣지 못한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은 강제수사권한을 행사해야 될 수도 있겠죠.

◇ 정관용> 결국은 검찰수사로 가는 수밖에 없다?

◆ 차성안> 특검을 얘기하시는 분이 있는데 저도 뭐가 나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사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청와대와 교감했는지. 특정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법관 사찰을 차성안 판사 재산 뒤지라고 지시했는지. 이런 거 하나하나를 결국은 밝혀내려면 강제수사권이 있는 검찰밖에 안 된다, 검찰 내지 특검?

◆ 차성안> 그렇죠. 핵심 진술은 거부하거나 아예 안 하신 분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아까 조금 아까 차성안 판사가 잠깐 언급했던 전체 법관 지금 3000명쯤 되잖아요. 그 3000명 전체를 대상으로 나는 어떤 판사한테서 이런 전화 받은 적이 있다, 없다. 그거 한번 밝히자는 거죠?

◆ 차성안> 저는 사실 요즘 성폭력 관련해서 전수조사하지 않습니까? 법원은 사실 그 성폭력 피해 실태 전수조사도 얘기만 하다가 결국 은근슬쩍 안 하고 있거든요. 그것처럼 관선변호 실태도, 특히 행정처가 관여했던 부분들은 한번 3000명 전체에 대해서 익명 실태조사를 해서 이 참에 정말 뿌리 뽑고 오늘 이후부터 누구도 다른 판사의 담당 사건으로 전화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이한형 기자)

 

◇ 정관용> 지금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한 인식이 간단히 요약하면 아니, 판사들도 박근혜 대통령 입맛에 맞도록 전부 다 조정해 온 거 아니냐, 이런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 차성안> 그런데 그건 조금 지나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분명 그런 일탈행위를 한 분들이 있습니다. 결국 그 사건들이 중요하다는 건 인정되지만 사실 3000명의 판사들은 훨씬 더 많은 수백만 건의 사건을 묵묵히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3000명의 판사의 명예회복과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10명, 20명 정도 아마 되는 분들이 이번에 문제가 될 텐데요. 과감히, 저도 마음이 좀 아픈 면이 있습니다마는 수사해서 법에 따라 처리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법원이 자체 조사하고 자체 징계하고 이 선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지금 아닌 거죠?

◆ 차성안> 제가 판단하기로 국민들이 그걸 납득하겠습니까?

◇ 정관용> 검찰은 이런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까요? 검찰은 또 결국 자기들이 기소하면 판사들 눈치를 또 봐야 되잖아요.

◆ 차성안> 그래서 제가 두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제가 직접 하나하나 고발을 해서.. 재정신청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그것까지 내가 해야 되는가.

◇ 정관용> 검사가 기소 안 하면 재정신청하는.

◆ 차성안> UN 진정을 잘 활용해서 UN이 제대로 법원과 검찰이 하는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특별보고관을 한번 초청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까지도 고민 중이다.

◆ 차성안> 이 참에 정말 기회가 왔을 때 선진적인 사법부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으로 이후에 또 제가 항상 얘기했던 것처럼 판사 3~4배 늘려서 제대로 사건 처리해 보고 싶습니다.

◇ 정관용> 유야무야 덮으면 이제 사법부는 영원히 신뢰회복 어렵습니다. 이번 만큼은 끝장을 보자, 이 말씀이군요.

◆ 차성안> 맞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하고 고맙습니다.

◆ 차성안>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차성안 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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