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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뇌물 공무원 여전, 갈길 먼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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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검은 커넥션…억대 뇌물 주고받던 민-관 적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이 대형 병원에서,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들은 건축설계업체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공직사회 청렴'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허모(56) 국장은 지난 2010년 학회에서 가천대 길병원 이모(66) 병원장을 만났다.

의사 출신인 두 사람이 술을 마시고 골프 치며 친해지기를 3년, 허 국장은 슬슬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병원장에게 법인카드를 받아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억 5000만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주무부처에서 소관업무를 맡은 고위공무원의 이른바 '갑질'이었다.

허 국장은 스포츠클럽 마사지샵에서 5000만원, 골프장에서 4000만원, 유흥업소에서 3000만원, 명품 구입에만 24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허 국장은 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본인이 요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또 "애초 뇌물이 아니라 인재 추천 부탁을 받고 이를 위해 사용했던 돈"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병원 측도 아쉬울 건 없었다.

허 국장이 몰래 흘려준 연구중심병원 선정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50억원짜리 국책사업을 따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서울 중구청 소속 공무원 5명은 비슷한 시기, 6개 건축설계업체로부터 뇌물 3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원인들을 특정 업체에 소개한 뒤 업체를 타고 일이 들어오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0% 정도의 리베이트를 받아낸 것이다.

주변에서는 구청에 용도변경 등 건축 관련 민원을 내려면, 웃돈을 주고 일명 '허가방'이라고 불리는 이 업체를 통해야만 했다.

경찰은 허 국장과 중구청 공무원들을 구속했고, 뇌물을 건넨 병원장과 설계업체 대표 등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하지만 이런 비위가 근절되지 않는 한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 하는 실소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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