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취재진에게 제공된 25일 열차 조식메뉴 (사진=풍계리 공동취재단)
북한이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 취재에 참여한 한국 등 5개국 기자단을 비교적 극진하게 대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풍계리까지 이동을 위해 제공한 특별열차에서는 칠면조, 소갈비찜 등 고급 음식들로 구성된 저녁 만찬을 제공했다.
북한 측은 23일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우리 측 공동취재단까지 5개국 기자단이 탑승한 특별열차가 원산역을 출발한 지 약 30분 이후 기차 안에서 만찬을 실시했다.
칠명조향구이, 칠색송어향채절임, 청포랭채, 삼계탕, 우레기튀기단즙, 소갈비찜, 섭조개즙구이, 새우완자탕, 흰쌀밥, 수박, 금은화차가 제공됐다. 김치와 식빵, 버터도 나왔다.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현장을 취재한 5개국 취재진에게 원산행 열차 안에서 제공된 저녁 식사. (사진=러시아 투데이 기자 트위터 갈무리)
북한 측은 기차 내 식당칸을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서방권 취재진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 취재진을 위해 나눠 각각 입맛에 맞는 식사를 제공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기자단의 일원이었던 러시아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은 "식당 칸에는 2면으로 이뤄진 메뉴판이 있었고, 한쪽에는 서양 기자들을 위한 메뉴, 다른 쪽에는 아시아 기자들을 위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식당칸 앞쪽에서는 황구렁이 새끼를 넣은 북한의 '불로주'도 판매했다. AP통신은 한 끼 식사 비용은 20달러 정도라고 추산했다.
폐기의식을 마치고 다시 원산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저녁식사로 게사니향구이, 농어소빵가루튀기, 삼색랭채, 닭안삼찜, 뱀장어구이, 사자완자찜, 송이버섯볶음, 맑은국, 해주비빔밥 등이 제공됐다.
북한 측은 풍계리 폐기의식 현장에서도 폭파 예정 건물 앞에서 설치된 군용 위장막을 차양막 삼아 오찬을 진행했다. 기자들에게 제공된 점심도시락은 샌드위치였고, 평양배와 사과가 후식으로 제공됐다.
북한이 기자단의 풍계리 이동을 위해 마련한 특별열차 내부 시설도 훌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차 내 각 객실에는 4인이 잘 수 있는 침대가 있었고, 객실마다 일본 미쓰비시사 제조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기자들 객실마다 신덕샘물, 룡성사이다, 룡성 오미자단물, 룡성 강서약수 등이 배치됐다.
RIA통신은 각 객실 내에도 재떨이와 레모네이드를 포함해 많은 종류의 음료가 갖춰져 있었으며 전체적인 객실 내 분위기는 러시아 국내 열차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열차 내 모든 창문을 커튼으로 가려 기자들이 밖을 전혀 볼 수 없도록 해
기자들은 경적과 객실 내에 흔들리는 옷걸이를 통해 기차가 출발했음을 추측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