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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개 서한'에 파묻혀버린 풍계리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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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전해진 북미정상회담 취소 속보에 밀려
폭파 영상 공개후에도 "갱도 완전 폭파 아니다" 의혹
5개국 기자단 초청해 의욕적으로 준비한 폭파 행사 의미 반감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순간 목조 건물들이 폭파 되며 산산이 부숴지고 있다. 이날 관리 지휘소시설 7개동을 폭파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풍계리 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북미정상회담 취소 보도에 파묻혀버렸다.

완전한 비핵화의 첫 조치가 될 것으로 평가됐으나 갑작스러운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 파장에 밀리면서 그 의미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폭파를 하지 않고 연막탄을 피운 것'이라는 북한 입장에서는 모욕적인 대형 오보까지 더해졌다.

5개국 공동취재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첫 소식을 전해온 것은 24일 오후 7시 30분쯤이었다. 폭파 행사를 참관한 뒤 원산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1보를 전세계에 타전했다.

오전 11시 핵실험이 5차례 실시됐던 2번 갱도를 시작으로 오후 2시쯤에 4번 갱도, 오후 4시쯤에 3번 갱도 순으로 폭파가 진행됐다. 지상 관측 설비와 연구소 등의 구조물도 거대한 흙먼지속으로 사라졌다.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갱도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했다"는 것이 북한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원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도착하기 전이어서 폭발 순간이 생생하게 포착된 사진과 영상은 없이 텍스트만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밤 11시쯤 느닷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이 공개되면서 풍계리 폭파와 의미와 관련된 보도를 이어가던 언론들의 관심이 온통 백악관으로 쏠렸다.

'풍계리 폭파 안 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오보까지 나왔다.

"핵시험장의 폐기는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에 적극 이바지하려는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평화 애호적 입장의 표시"라는 북한 핵무기 연구소의 성명 내용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핵실험장 폭파 장면이 담긴 영상은 25일 오전 7시 30분쯤부터 송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내용과 백악관 입장, 청와대 반응, 배경 분석 등의 기사들이 풍계리 보도를 덮어버린 뒤였다.

눈속임이라는 의혹은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설명과는 달리 갱도 입구만 폭파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대해 원산에 머물고 있는 공동취재단은 "2번 갱도 폭파 당시 갱도 입구 쪽에서 한차례의 폭발 이후 두차례의 폭음이 울렸다"며 "폭발 횟수는 3번이 맞다"는 소식을 추가로 보내왔다.

"갱도 입구도 폭파되면서 (흙더미가)분출하고 안에서부터 분출이 확 나왔다. 입구만 폭파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안에서부터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북한 관계자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북한이 애초 약속과는 달리 전문가들의 참관은 허용하지 않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분석도 잇따랐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전문가를 현장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폭파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현지를 취재한 CNN 기자도 "현장에 초대된 외부 핵 전문가는 없었다"며 "폭파가 갱도를 다시 사용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했는지, 아니면 제한적인 손상만 가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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