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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 '신스틸러' 탄생…"저 지금 나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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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훈남정음' 나가용 캐릭터로 눈도장 배우 전병욱
2분 남짓 등장 유창한 광둥어·태국어 연기로 폭소 유발
"공연에 쏟았던 20년 열정, 새 이름 전진오로 확장할 터"

SBS 드라마 '훈남정음'에서 나가용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전병욱(사진='훈남정음'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24일 밤 전파를 탄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을 보던 시청자들은 극 중반 깜짝 등장한 캐릭터 덕에 폭소를 터뜨렸을 것이다. 바로 '나가용'.

그의 등장과 함께 뜬 자막은 '제로회원 No.1 나가용(36), 무역회사 근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여기서 제로회원이란 커플 매니저인 주인공 유정음(황정음)이 맡게 된 커플 매칭 0%에 해당하는 회원들로, 전설의 '연애포기자'들이다. 그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이 나가용인 셈.

"제가 나가용인데"라며 무표정하게 등장한 그는 인사를 건네는 정음에게 "아, 안녕하세요. 일단 '나가'면서 이야기할까요. 제가 갑자기 출장을 '나가'서 공항까지 '나가'려면 시간이…"라며 함께 사무실을 나선다.

정음이 용건을 말하려는데 나가용의 전화 벨이 급하게 울린다. "잠시만요"라며 전화를 받은 나가용은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을 한 채 유창한 광둥어(廣東語)로 통화를 나눈다. 전화를 끊은 그는 "죄송해요. 중국 거래처인데, 언제 '나오'냐고"라고 설명한다.

정음은 다시 용건을 꺼내려 들지만 나가용의 전화 벨이 거듭 울린다. "잠시만요"라며 전화를 귀에 댄 나가용은 이번에는 유창한 태국어를 구사한다. 그런데 일이 잘 안 풀리는지 통화 상대에게 언성을 높인다. 전화를 끊은 나가용은 "죄송해요. 태국 거래처인데, 오더 숫자가 바뀌어서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직접 '나가'야겠네요. 밑에 직원들이 해결을 못해서"라고 정음에게 사정을 이야기한다.

나가용이 외국 거래처와 끊임없이 통화하는 바람에 정음은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끝내 설명하지 못한다. 나가용은 통화하던 외국어 억양 그대로 "택시~"를 외치며 차를 잡아타고는, 정음에게 "죄송해요. 오늘은 안 되겠네요. 제가 빨리 '나가'야 해서"라고 전한다.

결국 정음은 "그러면 출장 갔다가 언제 오시는데요? 언제 뵐까요?"라고 다음을 기약하려 하지만, 급하게 택시에 오르던 나가용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레 밤에 들어왔다가 다음날 새벽에 다시 '나가용'~. 급한 일이시면 공항으로 '나오'시겠어요?"

"저기요. 직접 따로 연락주시겠어요?"라는 정음의 부탁을 뒤로한 채 나가용은 전화를 붙들고 "네, 대표님. 저 지금 '나가용~'이라며 택시와 함께 유유히 사라진다.

불과 2분 남짓한 등장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긴 나가용 캐릭터를 연기한 이는 올해로 데뷔 15년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 전병욱(39)이다.

전병욱은 25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극중 광둥어·태국어는 현지인들 억양을 그대로 녹음해 연습한 것으로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는 상황이냐' '계획했던 일과 틀어진 부분이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 등의 의미를 지닌, 실제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사"라며 "의미를 알고 하다보니 외우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상하게 잘 외워지더라"라고 전했다.

'연애포기자' 나가용 캐릭터에 대해서는 "일이 우선인 사람, 본인은 문제가 없다고 여기지만 주변에서 봤을 때 어떤 이유 때문에 연애·결혼을 못하는 사람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제 주변에서 프로 의식을 지닌 사람들을 참고했는데, 자기 일 등에 확고한 신념을 지닌 인물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훈남정음'에서 나가용 캐릭터를 다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다시 나올 수 있는 여지는 열려 있는 것으로 안다.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훈남정음' 오디션을 다른 역할로 봤는데 캐스팅이 안 됐고, 연기를 좋게 봐 주셔서 다른 역할로 나가용을 제안받았다. 코미디는 웃기려는 의도를 갖고 가볍게 접근하기보다는, 연기하는 사람이 진지할수록 보는 사람 입장에서 더욱 웃긴 법이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전병욱은 지난 20년간 주로 공연계에서 활약한 배우다. 그는 "공연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됐고 다양한 역할을 접했다"며 "40대에 접어들면서 공연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는 상황에서, 공연에 쏟았던 시간을 다른 분야에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공연계에서 써 온 이름 전병욱을 최근 전진오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진오는 "앞으로 새로운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은 역, 큰 역 마다하지 않고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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