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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폭파로 비핵화 첫걸음 뗐다, 美 신경전 중 의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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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전원회의 약속 지키며 비핵화 의지 전세계 천명
-당일에도 미국과 신경전 벌였지만 행사는 진행
-3번,4번 갱도 폭파로 의미 남달라, 전문가 검증은 남은 과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의미가 있다. 전세계에 비핵화 '의지'를 천명한 북한이 이를 처음으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이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한다는 새 노선을 채택할 당시 결정서에 천명한 사항이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에서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된다"고 의도를 명시한 바 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사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것은 그만큼 비핵화 본류를 이어가겠다는 북한의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일에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강경 발언으로 미국을 향해 기싸움을 이어갔다.

최 부상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문에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외무성 관료들의 입으로 미국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김계관 제1부상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는 전체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미국 내 강경파들을 골라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에도 북한은 각국 외신기자들을 모아놓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비핵화의 큰 틀은 공고히 했다.

특히, 사용 가능한 상태로 알려진 3번, 4번 갱도까지 폭파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세계에 상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사진=풍계리공동취재단)

 

정부도 이런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는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조치"라고 평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을 곧 '비핵화의 시작'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에 북핵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여러번 사용해 용도 폐기된 1번, 2번 갱도를 폭파하는 과정에서 방사능 노출 위험은 없었는지,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3번, 4번 갱도가 내부까지 완전히 폭파됐는지 등도 관건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들에게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쇼로 끝나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 북핵 전문가들은 영상과 기사를 토대로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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