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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영화값 1천원 줄줄이 올린 게 정당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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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명백한 가격남용행위에 소극적 판단…사실상 독과점 체계 보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CGV 명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 CGV 영화 관람료 인상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달 멀티플렉스 3사가 잇따라 관람료를 1천원씩 올린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위반사항이 없다"고 본 것을 두고, 참여연대는 "사실상 독과점 체계를 보장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22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달 24일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동일한 시기에 관람료를 1천원씩 인상한 것을 두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공동행위(가격결정행위)·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가격남용행위)에 각각 해당한다고 신고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15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서는 위반사항이 없고, 부당한 공동행위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

참여연대는 "공정위가 시장점유율 97%에 달하는 멀티플렉스 3사의 명백한 가격남용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3사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지난달 11일부터 27일까지 8일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관람료를 1천원씩 인상한 것에 대해 아래와 같이 봤다.

"3사 모두 상영관 시설 등 신규 투자·개선, 기존 설비 유지·보수, 부동산 임대, 영화관 관리 인력 운영 등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출 규모도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던 것으로 파악되는 바, 공급에 필요한 비용에 변동이 없었다거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 대비 현저한 관람료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즉 관람료 인상이 정당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멀티플렉스 3사가 최근 5년간 3차례에 걸쳐 관람료 인상을 단행했고 인상률도 1천원으로 동일하다. 이 점에서 공정위 답변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3사 비용 지출 규모나 해당 비용이 가격 결정과 구체적으로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지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공정위 답변에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할 타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 따라서 공정위의 빈약한 답변은 국내 극장시장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멀티플렉스 3사의 독과점 체계를 보장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참여연대는 "공정위는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힌 멀티플렉스 3사의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 여부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멀티플렉스 3사 관람료 인상은 CGV가 선도적으로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 이후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8일의 동일한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1천원씩 관람료를 인상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3사간에 명시적 합의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소지가 충분하다. 대법원도 카드수수료 인상 시기에 1개월 내지 1.5개월가량 차이가 있고 인상률도 1% 내외의 차이가 있더라도 고객이 카드회사를 선택 또는 변경하는 데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사업자들의 외형상 일치를 인정해 카드 사업자들의 카드수수료 인상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7184판결)."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016년에도 멀티플렉스 3사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동일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번과 같은 이유로 3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주의촉구'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참여연대는 "공정위가 멀티플렉스 3사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눈감아 주고 시민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안, 상영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3사의 근거 없는 관람료 인상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독과점 기업의 행태를 이번 만큼은 공정위가 제동을 걸고 엄정한 시정조치를 취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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