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현대차그룹은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21일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절차를 중단하고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 계약에 대한 해제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반대 의견을 권고하고, 그에 따른 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한 결과 현재 제안된 분할·합병 방안의 보완 등을 포함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기존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한 뒤 이를 보완·개선해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예정됐던 두 업체의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면서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해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 부문과 AS부품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이고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주주와 시장을 설득해왔다.
현대차그룹이 개편안 보완과 재추진을 결정한 것은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반대 권고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주주의 비중이 48%에 이르는데, 두 자문사의 권고는 이들 주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국내 자문사들의 지지도 얻지 못하자, 현대차그룹은 추진중이던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와 재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존과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자동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환원정책을 가속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